아역배우, '어리다고 무시하지 마' 이유있는 반항
OSEN 박지언 기자
발행 2012.11.05 18: 19

[OSEN=박지언 인턴기자] 요즘 아역배우들의 위상이 예전과 같지 않다. 성인 톱스타 이상이다. 그렇다보니 "더이상 우리를 어리다고 무시말라"는 볼멘 소리까지 터져나오고 있다.
 과거 아역들은 드라마 속 성인 배우가 등장하기 전까지의 어린 시절을 연기하는 똘똘한 어린아이로만 인식되기 일쑤였다. 그러나 웬만한 성인 배우 뺨치는 연기로 주목을 받는 아역 스타들이 급증하는 요즘, 초반 드라마 흥행의 중요한 열쇠를 이들이 쥐고 있다.
지난달 27일 방송된 MBC '사람이다Q'에서 배우 노영학은 애초에 아역배우와 배우를 나누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솔직히 고백했다. 그는 아역배우 출신이라고 해서 현장에서 아이 취급을 받는 것도 아니고 연기를 못 하면 성인 배우들과 똑같이 혼난다며, 그동안 아역 배우는 대충 해왔을 것이라는 편견을 깼다.

실제로 그는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갑작스러운 MC들의 주문에도 자신이 출연한 사극의 한 장면을 완벽하게 재연해내고 능숙한 액션연기를 선보였다. 수많은 연습을 하지 않았다면 그 긴 대사조차 기억하지 못했을 것들이다.
예전에 아역배우들은 일단 많은 강점을 안고 시작했다. 애초에 아역들의 연기에 대한 기대치가 낮았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보기 거슬릴 정도만 아니라면 참고 넘어갔다.. 심지어 참기 힘든 어색한 연기를 봐도 귀여워한다. 애초에 성인 역이었으면 상상도 못 했을 일이다. 
그런 조건에서 시작한 이민우, 이재은, 김민정 같은 배우들은 아역배우 시절의 틀을 깨기 위해 무수한 연기 연습을 했다. 심지어 과감한 노출 연기를 하면서 본격적인 성인 연기자로 거듭났다. 그들은 결국 아역 출신이라는 타이틀을 오랜 연기 경력을 갖고 있는 연기파 배우라는 이미지로 바꾸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문제는 현재의 김유정, 여진구, 이세영, 노영학 같은 아역 배우들이다. 지금은 아역배우도 고능력 시대다. 웬만한 성인 연기자들보다 풍부한 감정 연기를 펼치고 높은 몰입도를 불러일으킨다.그들은 대사를 다 이해하고 연기하는 것은 물론이고 스스로 공부하며 끊임없이 자기계발을 한다. 그렇기에 처음부터 연기를 잘 해왔던 그들에게는 아역배우라는 수식어가 억울할 수도 있다.
성인 연기자로 변신을 여러 번 보여준 유승호도 이런 부담은 피할 수 없었다. 유승호는 최근 MBC 수목드라마 '보고싶다'의 제작발표회에서 "아역 이미지를 벗어나고 싶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폭 넓은 연기를 하고 싶어 성숙한 느낌의 캐릭터를 선택했다"고 강한 의사를 밝혔다. 아역 배우들이 모두 닮고싶어 한다던 유승호도 여전히 이와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뛰어난 연기력을 갖고 있는 성인 배우라도 방송에 나오고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런 면에서 아역배우들은 많은 혜택을 받고 있다. 그들의 노력에 대해 과소평가 받는 부분이 있지만 스스로가 아역배우에 대한 편견을 깨는 배우로 성장해나가야한다.
prada@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