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와 구단이 함께 웃는 첫 이적사례가 될 것인가.
현지 메이저 언론에서 처음으로 류현진의 포스팅 금액 1000만 달러설이 나왔다. 5일(한국시간) 미국 야후스포츠의 제프 파산은 올 겨울 메이저리그 FA 시장 랭킹 50위를 발표, 류현진을 22위에 올리면서 1000만 달러 수준(8자리 수)의 포스팅 금액이 예상된다고 적었다. 덧붙여 제프 파산은 류현진이 빅리그에선 불펜투수에 적합하다는 ESPN 키스 로의 평가와는 다르게 선발 로테이션에서 메이저리그 첫 시즌을 보낼 거라고 전망했다.
어디까지나 FA시장에 대한 예측에 불과하다. 하지만 3일 후 류현진의 포스팅 금액이 정말 1000만 달러 수준이라면, 한국 프로야구는 처음으로 선수 이적을 통한 합리적인 시장경제를 열게 된다. 이미 한화구단은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승인하는 조건으로 “대한민국 에이스에 합당한 가치를 받아야 한다”고 했고 류현진 역시 “구단이 허락한 값어치에 미치지 못한다면 갈 생각이 없다”고 단정했다. 쉽게 말해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진출은 포스팅 금액에 좌우된다고 보면 된다. 그리고 포스팅 금액이 1000만 달러라면 한화 구단이 생각하는 ‘대한민국 에이스에 합당한 가치’에 손색이 없다.

류현진은 프로 입단 첫 해였던 2006시즌부터 지금까지 리그 최고 투수자리를 지켜왔다. 2008 베이징 올림픽과 제2회 WBC 등 국제대회서도 마운드를 굳건히 지키며 대한민국 에이스의 위상을 떨쳤다.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메이저리그에 직행한 경우는 전무. 신인 시절부터 ‘괴물’이라 불리며 리그를 초토화시켰던 류현진이기 때문에 새로운 활로를 개척할 가능성이 보이고 있는 것이다.
물론 한화로선 류현진을 보내는 게 전력에 치명타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올해 한화는 최하위에 머물렀고 2007시즌 이후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고 있다. 외국인 투수를 제외하면, 선발 로테이션에서 두 자릿수 승을 확신할 투수는 류현진 밖에 없다. 심지어 류현진도 2012시즌에는 평균자책점 2.66 27경기·182⅔이닝을 소화하며 탈삼진 210개를 올렸어도 9승에 그치고 말았다.
그러나 만일 한화 구단이 한국야구를 위한 대승적 결단이란 평가를 받는 것과 더불어 전력보강까지 이룬다면 어떨까. 1000만 달러로 한국 프로야구 사상 최다 이적료를 기록하는 것은 물론 이적료를 바탕으로 올해, 또는 올해보다 더욱 풍성한 내년 FA 시장에서 한화가 절대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 한화 구단이 류현진 포스팅 금액에 있어 ‘합당한 가치’를 내건 것도 1차적으로 한국야구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대의적인 명분, 2차적으로는 메이저리그 구단에서 받은 이적료를 바탕으로 FA 시장에 적극적으로 달려들어 류현진의 공백을 메우겠다는 의지 표명이기도 하다.
사실상 한화는 선발 투수 뿐이 아닌 대부분의 포지션에 보강이 필요한 상황이다. 당장 올 겨울 FA 시장에 수준급 3루수 정성훈, 외야수 김주찬·이진영이 나오며 내년에는 포수 강민호, 2루수 정근우, 외야수 이용규, 투수 장원삼·송은범·윤성환 등 국가대표급 거물 선수들이 한 번에 튀어나온다. 모든 구단들이 그룹 지원금으로 FA 게약을 체결하고 있는 것을 염두에 두면 한화는 그룹 지원금에 1000만 달러를 보탤 수 있다. 그야말로 FA 시장에 큰 손이 되는 것이다.
오는 9일 류현진 포스팅 입찰액과 입찰구단이 발표된다. 과연 이 때 한화 구단과 류현진이 함께 웃으며 각자의 밝은 미래를 바라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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