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의 제왕' 살얼음판 드라마 제작기 생생 재현, 新강자 예고
OSEN 전선하 기자
발행 2012.11.06 07: 19

살얼음판 같은 드라마 제작기가 브라운관에 생생히 재현되며 시청자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월화극 신(新) 강자의 등장이 예고되는 순간이었다.
지난 5일 첫 방송된 SBS 새 월화드라마 ‘드라마의 제왕’(극본 장항준 이지효, 연출 홍성창)에서는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불패 신화의 드라마 제작자 앤서니 김(김명민)의 진두지휘 아래 드라마 마지막 회 방송이 생방송으로 제작되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날 방송에서 가장 눈길을 끈 점은 드라마 제작 현실에서 폐해로 지적돼 온 요소들이 거침없이 재현된 점이다. 시청률 지상주의 아래 묵인되는 쪽대본과 생방송 촬영, 러닝타임 오버, 과도한 PPL 등 언론을 통해 한 번쯤 지적돼 온 열악한 드라마 제작 현실이 민낯으로 공개되며, ‘드라마의 제왕’이 그리고자 하는 세상 속 현실의 냉혹함은 그 자체로 시청자의 흥미를 자극했다.

전쟁터와 같은 드라마 제작 현실을 가장 구체적으로 함축한 건 주인공 앤서니 김이었다. 그는 드라마 마지막 방송 촬영분이 담긴 테이프를 퀵 서비스 기사에게 엄청난 웃돈을 주고 배달 할 것을 의뢰했고, 과속으로 인한 퀵 서비스 기사의 죽음의 순간에도 품속에서 테이프를 빼내 서울로 운반하는 것을 택하며 비정하면서도 냉혹한 현실 세계를 단박에 드러냈다.
살얼음판 같은 드라마 제작에 관여하는 다양한 인물군상도 흥미로웠다. 회당 2000만 원을 받는 잘 나가는 드라마 작가와 제작자 사이의 자존심을 건 대결 구도와, 방송사 간부들의 흥행 제작자를 선점하려는 대거리, 그리고 드라마 제작사와 언론사 편집국 사이의 밀월관계가 흥미롭게 그려지며 리얼한 드라마 제작 현실 그 자체만으로 긴장감을 부여했다.
배우 김명민의 압도적인 연기력은 이날 ‘드라마의 제왕’ 첫 방송의 집중도를 높였다. 그는 성공률 93.1%를 자랑하는 자신만만한 드라마 제작자의 모습에서, 실패를 가장 두려워한다고 밝힐 만큼 드라마 제작에 모든 것을 거는 집념 강한 승부사의 면모와, 이를 위해 능수능란하게 거짓말을 하는 얄미운 모습 등을 과장되거나 부러 코믹한 면을 강조함 없이 진지하게 표현해 눈길을 모았다.
배우 정려원 역시 세상의 때가 묻지 않은 순수함이 돋보이는 보조작가 이고은 캐릭터를 말간 표정과 함께 호연으로 표현해 향후 전개에 기대감을 높였다.
‘드라마의 제왕’ 첫 방송은 소재의 리얼함 그 자체로 승부수를 띄워 일단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성과를 거둔 듯 보인다. 이 같은 전개가 앞으로도 '드라마의 제왕'을 떠받치는 기둥이 될 수 있을까? 살얼음판 같은 드라마 제작기를 담은 ‘드라마의 제왕’의 앞날에 관심이 모아진다.
sunha@osen.co.kr
SBS ‘드라마의 제왕’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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