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명민에게 개성 강한 캐릭터의 겹치기 연기에 대한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김명민은 지난 5일 첫 방송된 SBS 새 월화드라마 ‘드라마의 제왕’(극본 장항준 이지효, 연출 홍성창)에서 드라마 제작자 앤서니 김으로 분해 독보적인 연기력을 과시했다.
앤서니 김은 성공률 93.1%의 흥행 불패 신화를 자랑하는 드라마계의 미다스의 손. 드라마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작가의 작품을 마음대로 수정하고, 타 방송사 편집실에 스파이를 심어둘 정도로 성공에 대한 집착이 강한 승부사 캐릭터로 그려졌다.

특히 이날 방송에서 앤서니 김은 “드라마를 위해선 아버지도 버려야 하는 게 이 바닥”이라는 말과 함께 사람의 목숨보다 드라마 마지막 방송 촬영분이 담긴 테이프를 중히 여기는 모습으로 목적의식 충만한 개성 강한 캐릭터의 등장을 예고했다.
이 같은 개성 강한 인물은 김명민에게 익숙한 캐릭터로, 그는 전작 MBC ‘베토벤 바이러스’와 ‘하얀거탑’을 통해 극을 중심에서 이끄는 캐릭터 중심의 연기로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은 바 있다.
그리고 이 같은 모습의 연장선상인 ‘드라마의 제왕’ 속 괴팍한 독설가 캐릭터에 대해 전작과 겹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이 존재하기도 했지만, 이번 작품에서 그의 모습은 과장 없는 담백한 모습으로 진지함과 코믹함의 양극단을 달린 ‘베토벤 바이러스’ 속 고집불통 강마에 캐릭터와 분명한 선을 그었다. 위악적인 면모로 만화에서나 볼 법한 독특함이 강마에의 모습이었다면, 이날 앤서니 김은 드라마 성공이라는 목적을 향해 돌진하는 진지한 캐릭터로 묵직한 존재감을 발휘했다.
앤서니 김을 연기한 김명민에게선 더 이상 강마에의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그리고 이 같은 그의 연기는 '드라마의 제왕'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이는 분명한 이유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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