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주 작가의 사심talk] 2011년 9월 9일 잠정 은퇴 발표, 1년 2개월이 지난 2012년 11월 10일 토요일 SBS의 「놀라운 대회 스타킹」으로 공식 방송 복귀. 한때 국민 MC라고 불리며 대한민국 예능을 대표하던 강호동이 다시 예능의 한 복판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난 그의 복귀를 기쁜 마음으로 기다린다.
논란 연예인의 은퇴 그리고 복귀
인기가 떨어지고 섭외가 들어오지 않아 방송횟수가 줄어들고 점차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져간 연예인들은 수도 없이 많다. 그러나 강호동의 경우는 다르다. 왕성한 활동 중 사회적인 물의로 한 순간에 브라운관에서 사라졌다. 최근 방송에 복귀한 김구라도 그랬고 개그맨 김준호도 마찬가지. 논란이 일자마자 모든 예능프로그램에서 하차하고 자숙의 시간을 보냈다.

방송에서 혹은 사적인 생활에서 생겨난 논란으로 이미지에 상처를 받고 결국 브라운관을 떠나는 연예인들을 볼 때마다 그들의 잘 못을 비판하기 전에 안타깝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물론 누구도 해서는 안 되는 잘 못을 저지르기도 하지만 가끔은 작은 잘 못도 그들이 연예인이기 때문에 더욱 무겁게 더욱 모질게 짊어져야 하는 고난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복귀하려는 연예인들을 보면 나도 모르게 불안해진다. 시청자들의 공분으로 은퇴를 결정한 연예인들이 다시 그 시청자들 앞에, 환영의 꽃다발이 쏟아질지 아니면 질타의 돌이 쏟아질지 모를 광장으로 나오는 것이니 말이다.
문제는 자숙의 기간이 아니라 진정성이다.
항상 연예인들의 복귀얘기가 나오면 ‘너무 이른 거 아니야?’, ‘아직은 시기상조다.’란 말이 자동으로 붙는다. 그렇다면 누구나가 인정할 만한 복귀 시기는 언제 일까? 한 달 후? 아니면 일 년 후? 그것도 모자라면 사람들의 기억이 무뎌져 이젠 더 이상 논란에 대한 기사가 없을 때? 사실 자숙기간 동안 시청자들에게 최선을 다해 자신의 잘 못에 대해 뉘우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이외엔 답이 없다. 복귀의 여론을 만드는 것도 그 복귀를 받아들이는 것도 모두 시청자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연예인들의 복귀가 늦어지거나 다시 복귀는 했지만 시청자들의 냉대를 받아 예전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게 되는 것도 모두 복귀시기가 빨라서 라기 보다는 결국엔 시청자들에게 자숙의 시간을 인정받지 못해서다.
왜 유독 연예인에게 많은 걸 기대할까?
방송에서의 말과 행동, 심지어는 방송 외의 아주 사적인 것들까지도 조심하지 않으면 구설수에 오르고 시청자들의 혹독한 비판을 듣는 연예인들. 왜 사람들은 노래를 잘 해서 연기를 잘 해서 혹은 잘 까불어서 연예인이 된 이들에게 따뜻한 인간성과 도덕성까지 바라는 걸까? 한 번은 답답한 맘에 후배에게 물어 본 적이 있다. ‘따지고 보면 연예인이 공인도 아니고 잘 놀아서 연예인인데...성직자나 정치인들보다 더 도덕성을 바라고 완벽하길 바라는 게 너무 심하지 않냐?’ 라고 말하자 후배는 당연하단 듯 이렇게 말했다.
‘그 사람들 보다 연예인을 더 인기 있잖아요. 더 많이 좋아한 만큼 실망도 크니까요.’
강호동은 강호동이다.
인기가 아주 많았던 그래서 국민 MC라고 불렸지만 높았던 인기만큼 국민들에게 큰 실망을 안기고 떠났던 강호동이 신인의 마음으로 복귀를 한다고 한다.
4년 동안 한 달이면 두 번씩 하룻밤을 보내며 내가 본 강호동은 촬영이 시작되면 거침없이 말하며 사람들을 가지고 놀다가도 뒤통수를 맞기도 하는 악동. 그리고 촬영이 시작되기 전 볼일을 보러 들어간 화장실 안에서도 오프닝멘트와 클로징 멘트를 연습하던 프로였다.
그의 복귀를 기다리는 한 시청자의 입장에선 신인의 마음인 강호동,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려는 부담감에 눌린 강호동이 아니라 1년 2개월 전에 내가 알던 그냥 강호동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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