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나신 분들이 많아서 저는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적은 것 같아요".
넥센 히어로즈의 4번타자 박병호(26)는 지난 5일 2012 프로야구 패넌트레이스 시상식에서 가장 큰 영예인 최우수선수(MVP)상을 받으며 올 시즌을 화려하게 마무리했다. 홈런-장타율-타점 3관왕에 트로피를 4개나 든 그는 남부러울 것이 없어보였지만 그는 아직 남아있는 바람이 있다.
박병호는 최근 WBC 멤버 구성 소식이 들려오기 시작하면서부터 멤버 차출에 대한 욕심을 드러내왔다. 그는 이날도 "누가 되든 선수라면 국가대표로 경기에 나가는 것은 한 번씩은 경험해보고 싶은 영광스러운 일"이라면서 "기회가 된다면 메이저리그 투수들과 맞붙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WBC 1루수 자리는 쟁쟁한 '별들의 전쟁'이다. 8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와 한국시리즈 MVP를 차지한 이승엽(삼성)이 있고, 꿈의 4할에 성공하지는 못했으나 역대 10위인 3할6푼3리를 기록한 김태균(한화), 일본 진출 첫해에 타점왕을 거머쥔 이대호(오릭스)가 모두 1루수 경쟁자들이다.
1루수는 수비 포지션 특성상 거포들이 많이 자리한다. 후보들 모두가 각팀의 클린업 트리오에 자리잡고 있다. 이승엽의 제외하면 모두가 각팀의 4번타자다. 타순을 놓고도 경쟁을 치를 수밖에 없어 모두 뽑히는 것은 불가능하다. 한 명의 주전 외에 한 명 정도가 백업으로 더 뽑힐 것으로 보인다.
박병호는 "저보다 훨씬 뛰어나신 분들이 많기 때문에 (WBC 참가는) 현실적으로 가능성은 적은 것 같다. 하지만 WBC 엔트리가 30명으로 늘어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정말 가고 싶다. 꼭 가게 됐으면 좋겠다"고 간절한 바람을 드러냈다.
이승엽 또한 한국시리즈 MVP 수상 후 "일본에서 성적도 좋지 않고 몸도 아플 때는 국가대표를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다 좋다. 불러주신다면 다시 열심히 뛰겠다"며 WBC 참가에 대해 긍정적인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올해 신데렐라처럼 등장해 30홈런-100타점을 기록, 올해 최고의 4번타자로 등극한 박병호가 내친 김에 국가대표 1루수까지 손에 넣을 수 있을까. WBC 예비 엔트리 50명은 이미 짜여진 것으로 알려졌다. 박병호의 바람이 현실이 될지 아쉬움이 될지 조만간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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