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이하 광해)의 15관왕 싹쓸이로 뭇매를 맞은 제 49회 대종상 영화제 측이 다음 해 어떻게 심사제도에 변화를 줄지 주목되는 가운데, 이번 대종상 영화제에 (일반 심사위원) 관계자로 참여했다는 한 네티즌의 글이 화제다.
이 네티즌은 한 포털사이트에 대종상 일반심사위원 제도는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대종상 영화제는 대대적인 개혁을 단행했다. 인터넷을 통해 200여명의 일반인 지원자를 받아 감상문 1편과 면접의 방식으로 50여명을 추려 40편의 출품작을 대상으로 예심을 진행케 했다. 일반심사위원을 투입한 이유는 대중성을 좀더 확보하기 위해서라고 한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 네티즌에 따르면 일반심사위원은 40편의 출품작 중 최우수 작품상, 감독상, 신인 감독상, 남우/여주 주연상, 남우/여우 조연상, 신인 남우/여우상을 각각 5편씩 올렸으며 기술상 부분은 따로 심사하지 않았다. 기술상은 촬영, 조명, 편집, 음악, 기획, 시나리오, 미술, 영상기술, 음향기술, 의상상 등 10개 분문으로 나뉘어 일반 심사위원이 올린 최우수 작품상 5개에 차점작 5편을 더해 총 10편 중 전문 심사위원들이 고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는 "49회 대종상 영화제에 참여한 관계자로서 이번 예심을 통해 후보작으로 선정된 작품들은 지난 49년 어느 때보다 공정하고 치열하게 올렸다고 자부할 수 있다"라며 "후보작 선정 작품을 보시면 그 어느 때보다 저예산 영화들도 많이 올라갔고(다슬이, 부러진 화살, 피에타, 밍크코트, 해로) 심지어 여우주연상 후보군에는 저예산 영화 배우(피에타, 밍크코트)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그 만큼 예심에 참여한 일반인들의 영화 보는 눈이 향상 됐다는 것을 반증하기도 한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대종상 영화제 관계자는 "'밍크코트'나 '해로' 등이 후보에 오른 것은 일반 심사위원들의 힘을 보여준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이 네티즌은 "일반 심위원들이 본선에 좋은 작품을 올릴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다양한 직업과 다양한 연령대의 고른 비율 덕분이었다"라고 분석하며 "일부 네티즌들이 이야기하는 대기업의 외압설에 대해서는 제 목숨을 걸고 결코 그런 일은 없었다고 말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네티즌은 "문제는 이 다음에 발생한다"라며 14명의 전문 심사위원과 일반 심사위원들의 점수를 합산하는 과정에서 싹쓸이 수상 결과가 발생했고 지적했다.
대종상 측이 밝힌 올해 심사에 참여한 전문 심사위원은 ▲심사위원장 영화감독 김기덕 ▲영화감독 김영효 ▲기술협회 이사장 강대성 ▲음악협회 부이사장 정풍송 ▲촬영감독 팽정문 ▲영화배우 김영인 ▲시나리오 강철수 ▲영화평론가 조희문 ▲극동대 영화학 교수 강미라 ▲영화제작자 김두찬 ▲방송프로듀스 본부장 정해룡 ▲시사평론가 정보철 ▲영화평론가 지종학 ▲동아일보 기자 이승재 등 총 14명이다.
이 네티즌은 "다만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게 된 원인은 같은 시대, 같은 사상,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본심 심사위원으로 만들다보니 보는 눈이 같아 졌다는 것"이라고 자신의 생각을 전하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실제로 대종상 영화제 전문심사위원단이 비공개였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전문 심사위원들의 명단은 당일날 유인물을 통개 공개됐다. 전문심사위원단에 대해 대종상영화제 관계자는 "협회에서 추천받은 분들로 주로 구성됐다. 실질적으로 현장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은 오히려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힐 수 있어 심사위원에 적합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라고 말했다. 단순히 '광해'의 독식이라고 비난을 퍼붓기 보다는, 장점을 부각하고 단점을 보완할 제도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종상 영화제가 다음 해 어떤 선택을 하고 다시한 번 변화를 꾀할 지 주목해 볼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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