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명을 골라라’, 최대의 눈치싸움 시작됐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2.11.06 11: 55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은 없다. 모두가 소중한 선수들이다. 그러나 이제는 20명을 선택해야 할 시기가 왔다. 때문에 최대한 덜 손해를 보려는 기존 8개 구단의 신경전이 절정에 이르고 있다. 프로야구 역사상 최대의 눈치싸움이라고 할 만하다.
8개 구단은 오는 12일까지 신생구단으로 다음 시즌부터 리그에 참가하는 NC에 20인 보호선수 명단을 제출해야 한다. NC는 이로부터 3일 이내인 15일까지 각 구단에서 선수 1명을 지명할 수 있다. 지명권 포기의 권리는 없고 선수당 10억 원을 원 소속팀에 지불한다. NC 창단 당시 약속된 지원책이다.
이에 각 구단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20명은 결코 많은 숫자가 아니다. 당장 정규시즌 1군 엔트리가 26명이다. 외국인 선수를 제외해도 1군 엔트리에 포함된 선수 중 4명은 보호선수로 묶을 수 없다. 한 구단 관계자는 “선발투수, 계투 요원, 마무리만 해도 10명이다. 여기에 야수 주전 9명을 더하면 벌써 20명이 다 찬다”고 고민을 드러냈다.

여기에 미래도 생각해야 한다. 당장의 팀 기여도는 낮을지라도 앞으로 팀을 이끌어나갈 유망주들은 보호선수에 넣지 않을 수 없다. 각 팀들의 머리가 더 아파지는 원인이다. 반대로 NC는 그만큼 더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당장 주전 라인업에 들어가도 손색이 없는 선수 8명을 쓸어 담을 수 있다. 김시진 롯데 감독은 이러한 이유를 들어 “내년에 NC의 전력이 상당할 수도 있다”라고 예상했다.
일단 각 구단의 20인 보호선수 명단은 얼추 완성된 상태다. 시즌이 끝나자마자 명단을 추리는 작업에 들어가 이제는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다. 2~3자리를 놓고 고민을 거듭하는 구단도 있다. 편법도 동원 중이다. 군 보류 선수와 FA를 선언한 선수들은 NC가 지명할 수 없다. 한 관계자는 “이미 NC의 지명을 대비해 지난해부터 각 구단들이 유망주들을 미리 군에 보냈다. 올해도 그럴 것”이라고 설명했다. FA 역시 적극적으로 신청하도록 유도할 가능성이 높다.
자기 팀 보호선수 명단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 타 팀 보호선수 명단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NC의 상황에서 생각하는 역발상이다. 비슷한 포지션에 더 좋은 다른 팀 선수가 있다면 NC가 우선적으로 고려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타 팀 예상 보호선수 명단도 짜두고 있다. 정보 전쟁이 치열하다는 후문이다.
NC가 지명하지 않을 법한 선수들을 고르는 것도 중요하다. 각 구단들은 30대 중반에 이르는 베테랑 선수들을 보호선수 명단에 넣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선수 생활이 얼마 남지 않은 노장들을 NC가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그러나 이를 NC가 역으로 찌를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 NC의 한 관계자도 “우리는 어린 선수들이 많다. 이를 중심에서 잡아줄 수 있는 정신적 지주도 필요하다”며 가능성을 열어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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