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수, "쩔쩔맸다고? 내가 유명해지긴 했나보다"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2.11.06 14: 53

"내가 레오나르도에게 쩔쩔맸다고 하더라. 내가 유명해지긴 했나보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창수(27, 부산 아이파크)는 지난 5일 발표된 호주와 평가전(14일)에 출전할 축구 국가대표팀 명단에 포함됐다. 당초 최강희 대표팀 감독은 8월 잠비아전부터 김창수를 소집하려 했지만 런던 올림픽에서 당한 부상으로 계획이 틀어졌다. 하지만 최강희 감독의 신뢰는 계속됐고, 3개월이 지났음에도 김창수가 부상에서 돌아오자마자 바로 호출했다.
김창수도 최강희 감독의 기대처럼 한층 성장된 모습이다. 런던 올림픽 4강의 경험이 그를 더욱 끌어 올렸다. 특히 성격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 내성적이었던 그가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에도 긍정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으로 변한 것이다.

지난 4일 전주 월드컵경기장서 열린 전북 현대전과 그 후의 일이 그 예다.
김창수는 전북과 원정경기에 오른쪽 풀백으로 선발 출전했다. 팔 골절 부상 이후 약 3개월 만의 선발이었다. 당연히 몸상태는 좋지 않았고, 실전 감각도 떨어졌다. 하지만 김창수는 무난한 모습을 보였다. 특유의 과감한 오버래핑과 함께 수비에서도 큰 문제점은 없었다.
하지만 결과는 0-3 완패였다. 수비진이 흔들렸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간단했다. 이동국에게 페널티킥 선제골을 내준 것이 치명적이었다. 이 때문에 부산은 공격적으로 나서야 했고, 수비라인도 더욱 끌어 올려 전북을 상대할 수밖에 없었다. 상대팀의 맞불 공격을 좋아하는 전북으로서는 환영할 일이었다.
김창수도 실점에 관여하기는 했다. 후반 13분 나온 레오나르도의 골이다. 레오나르도는 드로겟의 패스를 받은 후 오른발로 감아 차 골대 안으로 밀어 넣었다. 레오나르도를 앞에서 막던 김창수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궤적의 골이었다. 김창수도 인정하는 골이었다. "궤적이 너무 좋았다. 발이 닿을 줄 알았는데 그러지 않았다. 너무 잘 찼다"고 칭찬할 정도였다.
하지만 레오나르도에게 자신이 완벽하게 무너졌다는 평가에는 고개를 저었다. "'올림픽 영웅' 김창수가 레오나르도에게 쩔쩔맸다는 기사를 봤다. 내가 흔들려서 부산 수비진 전체가 흔들렸다고 하더라. 예전 같았으면 화가 났을테지만, 그저 내가 언급될 정도로 유명해지긴 했나보다는 생각만 들었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레오나르도의 돌파에 쩔쩔맸고, 막을 방법이 없어 수 차례 반칙으로 끊었다'는 표현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김창수 본인이 더 잘 알았기 때문이다. 이날 김창수의 반칙 수는 2개였다. 수비수가 일반적으로 범하는 범위 안이었다. 김창수가 레오나르도를 막지 못해 반칙으로 끊을 수밖에 없었다는 표현이 맞다면, 김창수와 같은 반칙 수를 범한 전북의 풀백도 부산의 측면 공격에 무너진 셈이다.
또한 레오나르도의 돌파는 부산의 선제 실점 이후 일어난 일이다. 김창수가 오버래핑으로 공격에 힘을 보태는 사이 일어났다. 레오나르도가 돌파를 했다기보다는 김창수가 비운 공간을 쉽게 점했다는 표현이 맞았다. 김창수는 "전북전은 사실 팀 전체적으로 무언가가 안되는 모습이었다"고 떠올렸다.
긍정적인 사고를 하는 만큼 인정은 확실했다. 지난 과거를 반성은 하되, 후회는 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김창수는 "분명 전북전은 아쉬웠다. 하지만 보완할 점은 보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경남과 홈경기에서 아쉬움을 잊고 대표팀에 합류하겠다. 현재 몸상태가 70~80%에 불과하지만, 호주와 경기 전까지 빨리 끌어 올릴 수 있을 것 같다"면서 "부상 이후 다시 갖게 되는 태극마크다. A대표팀에 올랐던 2007년의 초심으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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