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이석채 회장 의미심장 발언, '야신' 품을까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11.06 15: 07

"인간은 훈련을 시키고 본인의 의지가 있다면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
KT가 수원시, 경기도와 손을 잡고 프로야구 10구단 창단을 공식 선언했다. 이석채 KT 회장, 염태영 수원시장,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6일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원시를 연고로 한 프로야구 10구단 창단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업무협약(MOU)을 맺은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차기 사령탑에 대해 의미심장한 발언을 해 귀추가 주목된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KT의 야구단 운영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 2~3차례 있었지만 그때마다 내부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혔었다"면서 "경기도와 수원시의 열화와 같은 지원 덕분에 창단을 공식 선언할 수 있었다"는 감사인사로 말문을 열었다.

"KBO 이사회의 승인이 난다면 최대한 빨리 (10구단 창단 추진을) 하겠다"고 이사회의 조속한 결정을 희망한 이 회장은 "항간에서 걱정하는 것처럼 (10구단이) 야구 수준을 떨어뜨리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프로야구 9개구단 사장단으로 구성된 KBO 이사회는 올해 10구단 창단을 놓고 긴급 이사회를 열어 인프라 부족, 야구의 질적 수준 저하를 문제점으로 꼽아 승인을 무기한 연기시킨 바 있다. 이 회장의 발언은 당시 이사회의 결정에 대한 답변이라고 할 만하다.
그러면서 이 회장은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인간이 의지를 가지고 훈련을 받는다면 능력을 뛰어넘는 사람이 될 수 있다"면서 "그렇게 되면 역량을 키울 수 있고 노력도 수반돼야 한다. 결코 새 구단이 프로야구 수준을 떨어뜨리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신생구단이 빠른 속도로 1군에서 자리잡기 위해서는 사령탑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 회장이 말한 '강훈련'하면 떠오르는 야구인사는 바로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이다. 올해 김 감독은 독립구단 감독을 맡아 혹독한 훈련으로 선수들을 채찍질 했다. 덕분에 고양은 프로 구단에 꾸준히 선수들을 보낼 수 있게 됐다.
이 회장의 발언에서 김 감독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건 둘 사이의 과거 인연 때문이다. 2009년 이 회장은 통합 KT 출범식 자리에서 당시 SK 감독 자리를 맡고 있던 김 감독을 예시로 들어 경영기법을 배우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당시 이 회장은 "김성근 감독이 선수들에 상상할 수 없는 강훈련을 시키지만 부정적인 말은 없다"며 "내가 회장으로 있는 한 자율경쟁 체제를 이어가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KT의 10구단 창단은 KBO 이사회의 승인을 앞두고 있지만 큰 어려움은 없을 전망이다. 2015년 1군 참가를 목표로 창단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선언한 KT가 '야신'을 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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