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정현욱, "자기 관리만 잘 하면 나이 쯤이야…"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2.11.07 06: 25

데뷔 첫 FA 자격을 취득한 '국민 노예' 정현욱(삼성 투수)은 아시아 시리즈에 참가하기 위해 FA 협상 일정을 미뤘다. "마운드에 오를 기회가 있을지 없을지 모르겠지만 끝까지 함께 하고 싶다"는 게 정현욱의 설명. 사자 마운드의 정신적 지주다운 모습이었다.
2009년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국민 노예'라는 애칭을 얻은 그는 "이젠 WBC에 대한 생각은 나지 않는다. 작년에도 아시아 시리즈에 참가했었지만 WBC에 대한 생각이 나는 건 아니다. 경기가 시작되면 이겨야 한다는 마음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시리즈가 끝난지 얼마 되지 않아 많이 피곤하고 잘 해야 한다는 부담이 큰 게 사실이다. 그렇지만 막상 경기가 시작되면 오로지 승리만 생각할 것 같다. 연습 경기가 아닌 국가대항전이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정현욱은 2008년부터 줄곧 삼성 필승조를 지켰다. 2009년 5월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의 1군 엔트리 말소를 제외하면 언제나 그 자리를 지키며 팀내 투수 가운데 가장 꾸준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홀드 부문 2위에 올랐던 정현욱은 올 시즌 54차례 마운드에 올라 2승 5패 3홀드를 기록했다. 얼핏 보면 작년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여전히 위력적인 투구를 과시했다. 직구 최고 153km까지 스피드건에 찍혔고 평균자책점도 3.16에 불과했다.
그는 FA 자격을 획득한 투수 가운데 가장 상품 가치가 높다. 정현욱은 '최대어'라는 표현에 대해 "덩치가 가장 커서 그런 게 아니냐"고 농담을 던진 뒤 "아직은 잘 모르겠다. 협상을 해봐야 알 것 같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정현욱은 올 시즌을 되돌아 보며 "가장 많이 느낀 게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떠한 상황이든 마운드에 오르면 열심히 던져야 한다는 걸 뼈져리게 느꼈다. 경기라는 게 항상 좋을 순 없다. 나쁠때도 있기 마련이다. 그럴수록 잘 버텨야 한다. 언제든지 열심히 던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현욱은 30대 중반의 나이에도 강철 체력을 자랑한다. 철저한 자기 관리 덕분이다. 그는 "계약 기간은 길면 길수록 좋다. 그래야 마음 편히 야구에만 몰두할 수 있다"며 "일부에서는 나이에 대한 지적을 하시는데 예전보다 오랫동안 현역 생활을 하는 선수들도 많아졌다. 자기 관리만 잘 한다면 충분히 몇 년 더 뛸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편 한국야구위원회(KBO)는 6일 전 구단과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권리를 취득한 2013년 FA 자격선수 명단을 공시했다. 정현욱을 비롯해 21명의 선수가 FA 자격을 취득했다. 
이날 공시된 FA 자격선수는 8일까지 KBO에 승인을 신청해야 하며 KBO는 신청 마감 다음날인 9일 FA 승인 신청 선수를 공시한다. FA 승인을 신청한 선수는 공시된 다음날인 10일부터 16일까지 원 소속구단과 계약을 체결할 수 있으며, 계약이 체결되지 않을 경우 그 다음날인 17일부터 23일까지 원 소속구단을 제외한 타구단과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이 기간까지 계약이 체결되지 않을 경우 24일부터 내년 1월 15일까지 원 소속구단을 포함한 모든 구단과 계약을 체결할 수 있으나 1월 15일까지 어떠한 구단과도 계약을 체결하지 못할 경우 당해년도에 어떤 구단과도 계약을 체결할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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