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마운드의 미래를 짊어질 정인욱과 심창민이 나란히 아시아 시리즈 엔트리에 승선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이들의 마음가짐은 같고도 다르다.
지난해 6승 2패(평균자책점 2.25)를 거두며 차세대 에이스로 급부상한 정인욱은 올 시즌 13차례 마운드에 올라 1승 1패(평균자책점 2.49)에 머물렀다.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발탁되지 못한 그는 TV 중계를 지켜 보면서 아쉬움을 달랬다.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빠진 건 순전히 나 때문이다. 내가 잘 했다면 그럴 일 없었을 것 아니냐". 정인욱은 담담한 표정을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정인욱은 내달 24일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입대해 병역 의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정인욱에게 이번 대회는 고별 무대나 마찬가지다. 그는 "군대 다녀와서 야구 안 할 것도 아니고 아무렇지 않다. 작년에도 뛰어 봤었고 별 느낌 없다"고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그는 "2년 뒤 제대로 야구해야 하는데. 안 다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심창민은 아시아 시리즈 참가를 두고 '가문의 영광'이라고 표현했다. 2010년 청소년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던 그는 아시아 시리즈 참가는 처음이다. 태극 마크를 달고 뛰는 건 아니지만 국가 대항전이기에 대한민국 대표팀과 다를 바 없다.
"한국시리즈를 치르면서 1년치 욕을 한꺼번에 먹은 것 같다"는 심창민은 아시아 시리즈를 통해 한국시리즈의 부진을 만회할 기세다. 데뷔 첫 1군 주력 투수로 활약하면서 체력이 거의 바닥이 났지만 "선배들과 함께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일본 최고의 명문 구단인 요미우리 자이언츠는 일본 대표팀 자격으로 아시아 시리즈에 참가한다. 아베 신노스케를 비롯해 무라타 슈이치, 조노 히사요시, 사카모토 하야토 등 주력 타자들이 대거 출전할 예정. 심창민은 "요미우리에 잘 한다는 선수들이 많이 나온다던데 한 번 붙어보고 싶다"고 정면 승부를 선택했다.
젊은 선수들은 큰 경기를 치르면서 한 단계 성장한다. 정인욱과 심창민에게 아시아 시리즈는 기회의 무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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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욱-심창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