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도 언론도 모두 얼굴에 여유가 넘쳤다.
올해 일본시리즈 우승팀 요미우리 자이언츠는 지난 6일 김해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마구매니저 아시아시리즈 2012'를 치르기 위해 한국을 처음 찾은 요미우리 선수단은 오후 4시 20분에 한국에 도착해 짐을 풀었다.
이날 하라 다쓰노리(54) 요미우리 감독과 포수 타격왕 아베 신노스케(33)가 기자회견에 응했다. 두 사람은 이번 대회에 대한 각오를 묻는 질문에 모두 "우승을 하고 싶다"면서도 상대팀 전력이나 전략을 묻는 질문에는 구체적인 대답을 피했다.

아베는 "(다른 조에 속한) 이승엽과 대결하기 위해 결승전에 올라가고 싶다"고 했지만 삼성,롯데 등 한국 야구팀에 대한 질문에는 "전혀 알지 못한다"는 답을 반복했다. 그는 대신 "좋은 모습 보이도록 준비하겠다"고 출전 소감을 밝혔다.
하라 감독 또한 대회에 크게 신경을 곤두세우지 않았다. 시종일관 밝은 모습으로 취재에 응한 하라 감독은 취재진이 우승에 대한 각오를 묻자 "내일과 모레 시간이 있으니 그때 잘 준비하겠다"며 여유있는 미소를 지었다.
요미우리는 다른 나라와 달리 가장 늦게 포스트시즌이 끝나면서 늦게 참가가 결정됐다. 우쓰미 데쓰야, 스기우치 도시야, 오가사와라 미치히로, 다카하시 요시노부 등 스타 선수들은 부상 및 피로 누적으로 명단에서 빠졌다. 그 때문에 대부분이 성적에 크게 연연하지 않고 즐기는 모습이었다.
이는 일본 언론도 마찬가지였다. 하라 감독이 입국장에서 기자회견을 가졌을 때 곁을 지키던 일본 취재기자들은 한국 취재단의 인터뷰가 끝나자마자 이날 발표된 쿠바와의 친선 경기 명단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이번 대회에 대해 묻는 기자는 한 명도 없었다.
늦은 일본시리즈와 부상 선수들로 인해 최상의 전력을 갖추지 못한 요미우리. 그러나 일본 최고 명문팀의 자존심과 여유만은 여전했다. 요미우리가 즐기는 모습 그대로 아시아시리즈에서도 웃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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