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규모, 최고 인기 팀들이 참가해 혈투를 예고하고 있다. 장소는 구도 부산. 흥행 조건은 다 갖춘 것이나 다름없다.
2012아시아시리즈가 오는 8일부터 11일까지 부산 사직구장에서 4일 동안 열린다. 2005년 아시아 최고의 프로팀을 가리기 위해 시작된 이 대회는 2009년과 2010년 한·일 클럽 챔피언십으로 규모가 축소되기도 했지만 지난해 대만서 개최되며 부활했다.
지난 7년을 돌아보면 의의는 깊지만 흥행이 걸림돌이었다.

한국, 일본, 대만은 수십 년 동안 야구 교류에 임하는 중이며 이제는 세 나라 모두 메이저리그 스타를 꾸준히 배출할 정도로 세계적 수준에 가까워지고 있다. 또한 한국, 일본, 대만의 국가대표 매치는 국민들에게 월드컵 못지 않은 관심을 받는다. 때문에 우승팀끼리 맞붙는 아시아시리즈도 흥행거리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관중동원은 철저히 개최국 중심으로 이뤄졌고 이로 인해 존폐위기까지 몰렸다. 흥행카드부터 좀처럼 맞지 않았다. 일본 도쿄돔에서 열렸던 2005년부터 2008년, 4년 동안 정작 도쿄돔을 홈으로 쓰는 요미우리 자이언츠는 우승에 실패해 안방을 내줬다. 타국 프로팀 경기가 열리는 날에는 관중석이 한산해 국제대회의 위상을 살리지 못했다. 결국 흥행 부족으로 2009년과 2010년에는 아시아시리즈가 열리지 않았다.
다행히도 이번 부산 아시아시리즈는 역대 최고의 흥행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리그 최고의 인기를 자랑하는 롯데가 개최지역 자격으로 참가하고, KTX 한 시간 거리에 있는 삼성은 대회 2연패를 다짐했다. 아시아 최고의 빅마켓 팀 요미우리가 오는 것도 호재로 부산에 어느 때보다 많은 일본 야구팬이 올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2번째로 참가하는 호주의 퍼스 히트는 한국 국가대표 좌투수이자 한화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 구대성을 트레이드로 영입해 또 하나의 볼거리를 제공한다. 여기에 대만 우승팀인 라미고 몽키스와 중국 올스타 팀 차이나 스타즈를 더해 역대 최대 규모인 6개 팀이 2개 조로 나뉘어 치열한 승부를 벌인다.
경쟁구도 역시 제대로다. 롯데와 요미우리, 한·일 양국 거인들의 맞대결이 펼쳐지며 2년 만에 구대성이 롯데를 상대로 사직구장 마운드에 오른다. 2012시즌 개막 이전부터 한국시리즈 2연패는 물론, 아시아시리즈 2연패를 목표로 삼은 삼성의 각오도 대단하다. 기본적으로 삼성과 롯데 모두 요미우리에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요미우리 역시 지난 아시아시리즈에서 일본 대표 소프트뱅크스가 처음으로 일본 팀 우승에 실패한 만큼, 일본팀의 정상 탈환을 다짐하고 있다.
문제는 날씨다. 대회가 열리는 4일 동안 최고기온 18도 최저기온 9도로 낮에는 플레이에 큰 지장이 없지만 밤에는 선수와 관중 모두 추위와 싸워야 한다. 게다가 결승전이 열리는 대회 마지막 날에는 비까지 예보되어 있다.
예상대로 역대 최다 흥행을 이루느냐. 아니면 돔구장을 비롯한 인프라 부족으로 아쉬움을 삼키게 되느냐. 이번 아시아시리즈 흥행결과에 따라 이미 한 차례 존폐위기에 겪었던 아시아시리즈의 방향이 결정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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