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 이하 맨시티)가 쓴 잔의 첫 번째 주인공이 될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의 조별리그 조가 확정되었을 때 D조는 가장 많은 이들의 이목을 끌었다. 스페인과 독일, 잉글랜드, 네덜란드의 챔피언들이 모두 모였기 때문이다. 전통의 강호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을 비롯해 분데스리가를 2연속으로 제패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 잉글랜드의 신흥 강호 맨시티, 네덜란드의 명문 아약스가 한 자리에 모인 것.
어느 누가 16강에 진출하더라도 이상할 것이 없었다. 각 팀을 응원하는 이들에게는 비극적인 일이었고, 구경하는 이들에게는 조별리그부터 결승전과 같은 짜릿함을 안기는 최고의 경기가 계속됐다.

박빙의 승부의 예상됐지만 유독 한 팀이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맨시티가 그 주인공. 도르트문트와 레알 마드리드, 아약스가 모두 승리를 따낸 반면 맨시티는 7일(이하 한국시간) 4라운드까지 소화한 지금 아직도 1승이 없다. 2무 2패로 조 4위로 처진 맨시티는 현재 조별리그 탈락이 유력하다.
1위 도르트문트(2승 2무)와 승점 차는 6점이 됐고, 2위 레알 마드리드(2승 1무 1패)와 승점 차도 5점이다. 아직 조별리그 2경기가 남아 있어 산술적으로는 16강행 가능성이 남았다. 일단 무조건 남은 2경기를 잡아야 한다. 그리고 도르트문트나 레알 마드리드 중 한 팀이 2패를 당해야 한다.
하지만 가능성이 아주 희박하다. 1승도 하지 못한 맨시티가 도르트문트와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모두 승리를 챙길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또 도르트문트와 레알 마드리드가 상대적인 약체 아약스를 상대로 무승부를 기록하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낮기 때문이다.
맨시티가 조별리그서 탈락한다면 2년 연속 망신살이다. 지난 시즌에도 맨시티는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엄청난 스쿼드를 가진 맨시티이지만 지난 시즌에는 A조에서 3승 1무 2패를 기록, 바이에른 뮌헨과 나폴리에 밀려 유로파 리그로 떨어졌다. 그래도 당시에는 운이 없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에는 다르다. 경기 내용에서 상대를 앞선 적이 없었다. 만약 행운이 따라주지 않아 조별리그서 가장 먼저 떨어지게 된다면 맨시티로서는 망신살이 가득한 쓴 잔을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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