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ACL 결승에 올인할 수밖에 없는 사정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2.11.07 09: 22

울산 현대가 오늘만 생각하고 있다.
울산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올인'을 선언한 상태다. 지난 3일 포항과 K리그 38라운드서도 주축 선수들을 전원 선발에서 제외했다. 결승전이 10일에서야 열리는 만큼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의 체력 문제는 아니었다. 이에 대해 김호곤 울산 감독은 "혹시나 모를 부상 때문"이라고 답했다.
기우일 수도 있다. 하지만 챔피언스리그에 올인을 한 입장에서는 충분히 내릴 수 있는 선택이다. 아무리 대비를 하더라도 부상이라는 것은 갑자기 찾아오는 만큼 모든 것에 있어 조심히 대처해야 한다는 것이 김호곤 감독의 생각인 것.

하지만 일각에서는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울산이 포항전에서 패배함에 따라 K리그 3위가 멀어져 내년도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을 따는데 있어 더욱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현재 3위 수원과 울산의 승점 차는 8점으로 남은 6경기서 따라 잡을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김호곤 감독도 특별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일단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집중한 뒤 리그에 총력을 가하겠다고 답하고만 있다.
김호곤 감독의 선택은 어쩔 수 없다. 불확실한 미래를 쫓느니 확실한 '오늘'은 노리는 것이 최상의 선택이기 때문이다. 우승까지 단 1승이 남은 상황보다 내년도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행을 더 우선시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돈방석이라는 반론이 있기도 하지만, 모든 것은 우승을 달성할 때의 이야기다. 우승을 놓친다면 구단은 챔피언스리그 출전 자체가 적자가 된다.
울산의 전력이 내년에 들어 급감되는 데에도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이번 시즌을 마치고 이근호와 이재성, 이호가 병역 의무를 해결하러 떠나고, 임대 신분인 마라냥과 하피냐, 이승렬은 본 소속팀으로 돌아간다. 또한 에스티벤도 자유계약(FA) 신분이 된다. 현 베스트 11에서 최소한 5명의 선수가 빠지게 되는 것이다. 전력을 보강하기에는 너무 많은 이탈이다. 특히 병역 의무로 인한 전력 이탈의 경우 2년 뒤 선수들이 복귀하는 만큼 섣부르게 다른 선수를 영입할 수도 없다.
울산으로서는 현재가 최상의 전력을 가동하는 셈이다. 즉 우승을 향한 최고의 기회이자, 절호의 기회인 것이다. 과연 이런 상황에서 오늘보다 내일을 바라보는 선택을 할 수 있는 이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울산의 ACL 결승전 올인은 당연하고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한편 울산은 오는 10일 오후 7시 30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서 알 아흘리(사우디아라비아)와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놓고 단판으로 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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