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고투수 다르빗슈 유가 WBC 불참을 공식화했다. 자연스럽게 현역 유일의 한국인 메이저리거 추신수(30)의 WBC 출전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내년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참가를 놓고 일본대표팀은 혼란에 빠져있다. 다르빗슈를 비롯해 구로다 히로키, 이와쿠마 히사시 등 간판 투수들과 스즈키 이치로, 아오키 노리치카 등 핵심 타자들이 WBC 참가에 난색을 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 현역 메이저리거 전원 불참 가능서도 제기되고 있다.
소속팀 텍사스 레인저스를 통해 WBC 불참을 공식 선언한 다르빗슈는 "구단 경영진·트레이너와 상담하고 고민한 결과 WBC에 출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나라를 대표하는 건 매우 영광스런 일이다. 하지만 지금은 내년 시즌을 대비,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올해 메이저리그 데뷔 첫 해 시즌 막바지로 갈수록 체력적인 어려움을 겪은 다르빗슈로서는 휴식이 최우선이다.

이는 나머지 일본인 메이저리거들도 다르지 않다. 최근 시애틀 매러너스와 2년 재계약에 성공한 이와쿠마는 내년 시즌 2년차를 맞아 확실한 입지를 굳혀야 한다. 뉴욕 양키스로부터 퀄리파잉 오퍼로 1년 재계약 제의를 받은 구로다는 가장 탄탄한 입지이지만 올해 235⅔이닝을 소화한 만큼 피로누적이 극심하다. 내년이면 만 40세가 되는 이치로나 빅리그 2년째가 되는 아오키 모두 팀 내 입지 선점이 우선시된다.
한국인 유일의 메이저리거 추신수의 고민도 마찬가지. 추신수는 지난달 25일 기자회견에서 WBC 출전 여부 관련해 "출전하고 싶지만 혼자만의 문제로 되는 게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옷장에 가면 국가대표로 뛰었던 유니폼이 가장 애착이 간다. 나라를 위해 뛴다는 건 스포츠 선수 누구나 뛰고 싶어하는 자리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큰 혜택을 받았기에 고마움을 다 알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러나 "새 감독님이 오신 게 가장 큰 산이라고 생각한다. 팀이 리빌딩에 들어가다 보니 저 혼자만의 문제로 되는 일이 아니다. 시즌 끝나고 소속팀과 미팅에서 WBC 출전에 대해 어느 정도 이야기를 나누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새 감독님이 반대한다면 곤란하다. WBC 기간과 스프링캠프가 겹친다"고 설명했다. 올해 시즌 중반부터 추락한 클리블랜드는 매니 액타 감독을 해고하며 테리 프랑코나 감독을 새롭게 영입했다.
아울러 추신수 개인에게도 내년 시즌은 아주 중요한 해다. 내년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기 때문에 자신의 가치를 최대한 올려놓아야 대박이 가능하다. 올해 손가락·허벅지 부상을 당한 그로서는 최대한 몸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 WBC 참가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추신수의 경우 2009년 WBC와 2010년 아시안게임을 통해 국위선양한 점도 고려될 수 있다. 2009년 WBC를 앞두고 대표팀을 은퇴한 박찬호도 그간의 대표팀에서 활약과 노고를 인정받았다.
WBC 28명 최종 엔트리 마감은 오는 30일. 그 전까지 추신수도 출전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추신수는 "팀과 에이전트가 여러가지로 노력하고 있다. 아마 좋은 소식이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2009년 WBC에서 추신수는 7경기 16타수 3안타로 타율은 1할8푼8리에 그쳤지만 중요한 순간 2홈런 4타점으로 결정력을 발휘했다. 특히 준결승 베네수엘라전 쐐기 스리런 홈런, 결승 일본전 동점 솔로 홈런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과연 내년 WBC에서도 추신수를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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