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된 팀들도 투수 때문에 고생한다".
내년 시즌 역사적인 1군 데뷔를 앞두고 있는 NC에게는 앞으로 한 달이 중요하다. 오는 12일 기존의 8개팀으로부터 20인 보호선수 명단을 받는 NC는 15일까지 보호명단에 들지 못한 선수를 한 명씩 특별지명한다. 특별지명이 끝나면 FA 시장의 문도 열린다. NC에는 1군 전력으로 올라설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보강 기회다.
NC 김경문 감독의 포커스는 투수 쪽에 맞춰져있다. 물론 특별지명과 FA 시장은 변수가 많다. 기존 8개팀에서 어떤 선수를 보호명단에서 제외할지 결정나지 않았다. 아울러 올해 FA 시장은 크게 눈에 띄는 대어급 투수가 없다. 김경문 감독은 "그때 그때 상황에 맞에 움직여야 한다"며 향후 움직임에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선수는 이미 투수로 확정했다. 김 감독은 "외국인선수는 3명 모두 투수로 영입할 것이다. 3명 모두 선발로 쓸 생각"이라며 "30년이 된 팀들도 투수 때문에 고생한다. 올해도 투수 문제로 얼마나 많은 팀들이 힘들어했나"고 설명했다. NC는 신생팀 특혜로 내년 시즌 기존의 팀들보다 1명 더 많은 3명의 외국인선수를 기용할 수 있다.
김 감독의 투수 고민은 올 한해 2군 퓨처스리그에서 보내며 더욱 깊어졌다. 올해 NC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시작부터 꾸준히 소화한 투수는 에이스로 떠오른 이재학이 유일했다. 139⅔이닝을 던진 이재학 외 어느 투수도 80이닝 이상 던지지 못했다. 이재학마저도 시즌 막판 어깨 근육 통증으로 2경기 정도 선발 로테이션에 빠질 정도로 힘에 부친 모습을 보였다.
김경문 감독은 "역시 처음이다 보니 풀타임을 소화하는 게 쉽지 않았을 것이다. 아직 어린 투수들이 많고 한 시즌을 치를 수 있는 힘이 떨어진다"고 인정했다. 노성호·이민호·김태형 등 기대를 모은 신인 투수들도 부상 등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들락날락했다. 올해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윤형배·이성민·장현식을 지명했지만, 이들도 당장의 전력보다는 미래를 내다본 선수들이다.
결국 눈길은 외국인선수로 향할 수밖에 없다. 외국인 선발 3명이 로테이션 중심을 잡아준다면 팀이 안정적으로 굴러갈 수 있다. 김 감독은 "한 시즌을 하다 보면 선발 그대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지 않다. 대체할 수 있는 선발까지 고려하면 외국인 투수 3명을 선발로 써야 한다"고 말했다. 10승 정도를 기대할 수 있는 외국인 선발 3명이면 팀을 안정적으로 꾸릴 수 있다는 계산이 선다.
김 감독은 두산 시절부터 "외국인선수는 선발투수로 쓰는 게 좋다"고 했다. 토종 야수들에게 최대한 많은 기회를 줌으로써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다. 야수 포지션에 외국인선수가 자리한다면 국내 선수들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투수 자원과는 다른 문제. 여기에 마무리도 토종으로 키워야 팀이 장기적으로 안정화될 수 있다. 올해 20세이브를 올린 김진성에 대해 김 감독은 "공이 빠르고 무거운 스타일이다. 자신의 공을 던질 줄 안다면 1군에서도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했다.
NC는 이미 시즌 막판부터 외국인선수 영입을 위해 해외에 스카우트를 파견했다. 구단에서 대대적인 투자를 선언, 외국인선수 영입에서 가장 중요한 실탄 싸움에서도 밀리지 않을 준비가 되어 있다. NC의 선발 고민을 해결할 외국인 투수 3명은 누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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