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측이다.
최강희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전 소속팀인 전북 현대를 편들고 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내용인 즉슨 오는 14일 호주와 평가전을 앞두고 최강희 감독이 고명진과 하대성(이상 서울)을 차출한 탓에 다음날 열리는 울산 현대와 K리그 39라운드에 서울이 총력을 가할 수 없다는 것. 서울이 2위 전북에 승점 5점 차로 아슬아슬하게 앞서는 만큼 전북을 돕기 위해 최강희 감독이 고명진과 하대성을 뽑았다는 의혹의 시선이다.
▲ 대표팀 차출에 양해와 협조?

서울은 고명진과 하대성의 차출과 관련해서 최강희 감독과 대한축구협회의 양해와 협조가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양해와 협조를 구할 이유가 없다. 14일 열리는 호주와 평가전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FIFA 매치 데이 기간이다. 해당 협회에서 얼마든지 자국협회에 등록된 선수들을 소집할 수가 있다. 최강희 감독이나 대한축구협회에서 서울에 사전 고지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일반적인 경우 사전에 고지를 한다고 하지만 관례이지 의무는 아니다.
▲ 서울만 차출? 울산은 더 심각
최강희 감독을 의심하는 쪽은 고명진과 하대성의 차출로 울산전에 총력을 가하지 못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울산은 서울보다 더 심각하다. 이번 차출에는 수비수 곽태휘가 제외됐지만, 김신욱과 김영광, 이근호는 여전히 포함되어 있다. 고명진과 하대성이 서울 전술의 핵심인 것처럼 울산도 해당 선수들이 빠지면 제 전력이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김호곤 울산 감독은 묵묵히 받아들일 뿐이다. 이미 대표팀에 자주 발탁되는 4명(김신욱, 곽태휘, 김영광, 이근호)을 빼고 몇 차례나 경기를 치렀다. 모두 리그 순위 싸움에 있어 중요한 경기였다. 김호곤 감독은 "대표팀 경기를 위해 차출되는데 어쩔 수 없지 않느냐"고 대표 차출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 고명진과 하대성의 차출은 왜?
서울은 중요한 일전을 앞두고 팀 중원의 핵심 선수 2명을 잃게 됐다. 서울로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최강희 감독도 뽑을 선수가 없었다. 호주전이 평가전인 만큼 최강희 감독은 국내파 위주로 선수를 점검하고자 했고, 최근 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고명진과 하대성, 이승기(광주), 황진성(포항) 등을 뽑았다. 중원에서 이들을 제외하고 다른 선수를 뽑는다는 건 말이 안됐다. 김정우(전북)의 대표팀 제외에 의혹이 제기되기도 하지만, 김정우의 최근 경기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점검은 무의미하다. 그만큼 고명진과 하대성이 최근 물 오른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 대표팀 소집은 불과 18명이다
이번에 소집된 선수는 불과 18명이다. 일반적으로 23명의 선수를 소집하지만 최강희 감독은 선수들과 K리그 구단들을 배려해 18명을 택했다. 경기에 뛰지 않고 돌아갈 경우 생기는 부작용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였다. 베스트 11과 교체 선수들을 모두 가동해 경기서 뛸 사람만 뽑아 시간 낭비 없이 대표팀의 일정을 소화하겠다는 뜻이다. 최강희 감독이 전북 편들기에 나섰다면 굳이 18명의 선수만을 소집할 이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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