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구단 체제, 프로야구 이상향 될 수 있을까?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2.11.08 06: 49

방아쇠는 당겨졌다. 지난 6일 수원시와 통신 대기업 KT는 10구단 창단을 공식 선언, 수원시를 연고로 하는 프로야구 10구단 창단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수원시와 KT는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승인이 나는 대로 창단에 착수할 계획으로 2014년 2군 리그 참여, 2015년 1군 리그 진입을 목표로 삼았다. 
이제 막 시작 단계를 밟은 것일 뿐 확정은 아니다. 수원시 뿐이 아닌 전북도 여전히 10구단 창단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10구단 체제가 결정되는 자리는 창단 선언식이 아닌 앞으로 열릴 KBO 이사회다. KBO 이사회에서 승인이 떨어졌을 경우에만 수원 혹은 전북이 프로야구팀을 창단하는 것은 물론, 프로야구 10구단 체제도 열린다.  
이사회 멤버인 구본능 총재와 9구단 대표들이 언제 어떠한 결정을 내릴지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다. 그러나 여론의 10구단 체제에 대한 지대한 기대, 그리고 당장 내년부터 겪을 짝수 구단 체제의 폐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결국 프로야구는 10구단 체제로 편성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10구단 체제가 가져오는 장점은 많다. 하지만 10구단 체제를 확정짓는 데 앞서 신중하게 고려해야할 부분 역시 너무나 많다.
10구단 체제로 가면서 전체적인 관중수가 비약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 현재의 8구단 체제 한 시즌 532경기보다 최소 150경기가 더 열리기 때문에 1000만 관중 시대의 개막도 충분히 가능하다. 야구팬들은 하루에 5경기를 즐길 수 있고 선수들은 프로무대 진입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아지고 트레이드나 방출 후 입단 등의 기회도 늘어난다. 프로팀이 생기고 프로 선수가 늘어나는 만큼, 프로팀의 아마야구 인프라 지원도 커지고 아마 야구선수도 더 많이 생길 것이다. 
문제는 10구단 체제를 어떤 구조로 운영하느냐다. 지금의 단일리그를 유지할 수도 있지만 팀 숫자가 늘어난 만큼 리그에 흥미를 더하고 한국시리즈 흥행을 강화시키기 위해 5대5로 나누어진 양대 리그 체제를 고려할만하다. 같은 리그에 속한 팀 간의 라이벌 구도에 불을 지필 수 있으며 꾸준히 문제됐었던 팀 간 이동거리 불균형 문제도 어느 정도 해소가 가능하다. 포스트시즌 대진을 어떻게 구성할지도 논의가 필요하지만 적어도 지난 11년 동안 이어진 리그 우승=한국시리즈 우승의 공식은 깨뜨릴 수 있다.  
이렇게 양대 리그는 매력적으로 다가오지만 10구단이 5대5로 나뉜 양대 리그라면 허점도 있다. 기본적으로 5경기 중 한 경기는 인터리그가 진행되어야 하며 상시 인터리그가 펼쳐지면 양대 리그의 의의가 손상될 수 있다. 일본 프로야구의 경우 12개팀이 6개로 나뉘어져 있고 인터리그 기간을 따로 두고 있기 때문에 양대 리그 운영이 용이한 상황이다. 미국 메이저리그는 2013시즌부터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내셔널리그 중부지구에서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로 편입,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 팀 숫자가 15대15가 되면서 역시 상시 인터리그가 열리게 됐는데 30개팀이 최대 15경기를 여는 만큼 인터리그에 대한 희소성은 유지된다.   
포스트시즌 제도도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 10구단 단일리그로 갈 경우 지금처럼 상위 4팀이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방식을 유지할지, 아니면 포스트시즌 진출 팀을 늘려 흥행요소를 늘릴지, 양대 리그를 한다면 몇 팀을 어떤 방식으로 포스트시즌서 맞붙게 할지 생각해야 한다.
정규리그 경기수와 정하는 것도 쉽지 않다. 팀당 19전을 치르는 지금의 체제를 유지할 경우, 경기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정규시즌 기간도 터무니없이 길어진다. 결국 팀당 15전, 혹은 17전 등으로 줄여야한다. 또한 양대 리그를 편성할 경우, 동일리그 경기수와 인터리그 경기수에 어떻게 차등을 둘 것인지도 고려해야한다. 1999년과 2000년 양대 리그가 실패한 것은 모든 팀이 동일한 횟수로 맞붙어 사실상 단일리그 제도와 큰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프로리그에 구단이 늘어나는 것은 분명 호재지만 이처럼 리그를 운영 체제를 확립하기 위해 생각해야 만하는 변수가 너무나 많다. 프로야구 판에 뛰어들기 위한 10번째 구단의 빈틈없는 준비만큼이나 KBO와 기존 구단들이 성공적이고 전통 있는 10구단 체제를 확립하기 위한 노력 또한 필요하다. 
drjose7@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