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 ‘대성불패’ 구대성, 롯데전 활약 여부는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11.08 09: 47

“풍부한 경험을 갖춘 선수다. 그만큼 롱릴리프, 미들맨으로서도 활용이 가능할 것이다”.
1996년 투수 3관왕,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동메달 획득의 주역. 그리고 한-미-일 프로야구를 모두 경험한 관록의 베테랑. 불혹을 훌쩍 넘긴데다 과거 140km대 후반의 묵직한 직구는 사라졌으나 공을 숨기고 나오는 특유의 투구폼과 류현진에게 전수한 서클 체인지업의 원조 위력은 기대해 볼 법 하다. ‘대성 불패’ 구대성(43)의 이번 아시아시리즈 활약상이 기대되는 이유다.
구대성은 2012 마구 매니저 아시아시리즈에 호주 세미프로리그 우승팀 퍼스 히트의 유니폼을 입고 부산 땅을 밟았다. 1993년 빙그레(한화의 전신)에 입단한 이래 2010시즌을 끝으로 국내 무대 은퇴를 선언하며 한국 통산 569경기 67승 71패 214세이브 18홀드 평균자책점 2.85의 성적을 기록한 구대성은 일본 오릭스(2001~2004),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2005)에서도 경력을 쌓은 명투수 중 한 명이다.

국내 무대 은퇴 후 호주로 건너간 뒤 시드니에 입단한 구대성은 2011~2012시즌 14경기 3패 8세이브(1위)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하며 소속팀의 포스트시즌 진출까지 이끌었다. 비록 팀은 패권을 거머쥐지 못했으나 퍼스 히트가 구대성의 경험을 높이 사며 단기 임대했다.
이 뿐만 아니다. 호주야구협회(ABL)는 풍부한 국제 경기 경험을 쌓은 구대성의 호주 영주권 취득을 통해 2013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에 호주 대표로 참여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호주로 귀화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구대성에게는 좋은 기회가 아닐 수 없다. 한국 WBC 대표로 참가하기는 후배들의 운동능력과 구위를 이길 수 없기 때문에 구대성에게도 이는 좋은 기회다.
“팬들의 관심에 감사하다. WBC 참가 여부는 나보다 ABL의 노력이 대단했다. 각 나라에 문의를 했고 WBC 또한 오랜만에 한국 팬들에게 내 모습을 비출 수 있는 기회다. 많은 나이에도 던진다는 데 관심을 가져주시는 팬 여러분께 감사한다. 즐겁게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한다”.
친선 경기의 색깔이 짙은 아시아시리즈. 그러나 1999년 한국시리즈를 떠올리면 롯데 입장에서도 구대성을 넘어서야 귀중한 첫 경기 승리를 노릴 수 있다. 양대리그 형식이던 1999시즌 드림리그 2위(75승 5무 52패)로 포스트시즌에 안착한 롯데는 삼성을 플레이오프에서 꺾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으나 매직리그 2위(72승 2무 58패)로 진출한 뒤 두산을 꺾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한화에 밀려 준우승에 그친 바 있다. 그해 한화의 뒷문지기는 구대성이었다.
스티브 피시 퍼스 히트 감독도 구대성의 활용 방안에 대해 “많은 경험을 갖춘 선수다. 비단 마무리 뿐만 아니라 롱릴리프와 미들맨으로서도 활용이 가능하다고 본다”라며 구대성의 역할을 단순 마무리 만으로 한정짓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현재 구대성의 무릎 상태가 완벽한 편은 아니라 자신의 100%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 지 여부가 물음표. 구대성은 공식 훈련과 인터뷰를 마친 뒤 따로 사직구장에 남아 마운드에서 섀도우 피칭을 하고 갔다. 특유의 투구폼을 조정하기 위해서였다.
국제대회에서 일본을 꺾던 선봉장 구대성이 오랜만에 한국 팬들에게 모습을 비춘다는 자체는 팬들에게도 더없이 값진 기회다. 13년 전 롯데의 한국시리즈 패권 도전을 수포로 돌아가게 했던 주인공 중 한 명인 구대성은 롯데를 상대로 마운드에 설 수 있을까. 또 만약 마운드에 오른다면 특유의 투구폼과 서클 체인지업으로 타자들을 돌려세울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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