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영화 시상식, '나눠주기'가 결국 답이다?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2.11.08 11: 01

대종상, 영평상이 지나고 오는 30일에는 청룡영화상을 앞두고 있는 연말 영화 시상식이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 주목된다. 과도한 '나눠주기'나 '몰아주기'는 둘 다 매번 비판과 논란의 대상이 됐지만, 올해는 나눠주기가 대중정서에 부합할 듯 하다. 이는 올해 유독 '괜찮은 영화'가 많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결과이기도 하다.
올해는 제 69회 베니스영화제 시상식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은 '피에타'를 비롯해 1000만 관객을 넘은 영화가 두 편이나 탄생한 의미있는 해였다.
또 올해 400만명을 넘긴 한국영화는 '댄싱퀸'., '건축학개론', '연가시', '내 아내의 모든 것',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광해, 왕이 된 남자', '도둑들' 등 무려 8편이다. 이 외에도 '부러진 화살'처럼 입소문의 기적을 보여주며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작품도 있고, 스크린을 복고 열풍으로 물들인 '건축학개론'이나 섬세한 연출력과 배우들의 열연으로 화제를 모은 '은교', 로맨틱코미디의 부활을 알린 '내 아내의 모든 것' 등 다양한 화제작들이 존재했다. 

이처럼 어느 때보다도 질적, 양적으로 표면적인 성과가 있었던 해였기 때문에 연말 시상식의 선택 또한 집중됐다. 특히 작품상, 감독상, 남녀주연상 등 노른자 부문 뿐 아니라 기술 부문에 있어서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이런 상황에서 제 49회 대종상은 '광해, 왕이 된 남자'가 15부문을 싹쓸이하면서 나머지 영화들에 '의도치 않은' 민폐를 끼쳤다는, 부정적 감정들이 대중들 사이에서 생겨났다. 실제로 7일 열린 32회 영평상에서 각본상을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가, 촬영상을 '도둑들'이, 음악상을 '건축학개론'이 가져간 것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 크다.
실제로 대종상은 류승룡이 '내 아내의 모든것'이 아닌 '광해, 왕이 된 남자'로 남우조연상을 받은 것에 대해 의아하다는 반응까지 있었다. 결국 어느 때보다도 상을 받는 데 이견이 없을 만한 좋은 영화들이 대거 경쟁을 벌이기에 생기는 결과라고도 할 수 있다. 한 영화 관계자는 "대종상에서 '광해'가 아닌 '피에타'나 다른 영화가 15개 상을 받았더라도 비난을 받기는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이는 올해 상을 받을 만한 영화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라 전하기도 했다. 골고루 나눠주지 않으면 서운한 감정(?)이 생길 수 밖에 없는 올해 연말 시상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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