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칼이 온다’ 김재중-송지효판 종합선물세트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2.11.08 18: 06

영화 ‘자칼이 온다’(감독 배형준)는 배우 김재중과 송지효판 ‘종합선물세트’였다.
8일 오후 서울 건대 롯데시네마에서 첫선을 보인 ‘자칼이 온다’는 김재중의 스크린 데뷔작일 뿐만 아니라 그가 제대로 망가진 모습이 담겨있다는 얘기에 이미 큰 기대가 쏠리고 있던 영화였다.
역시나 김재중은 몸을 사리지 않는 굴욕연기 퍼레이드를 선보였고 여기에 송지효까지 가세했다. 그러나 이 영화는 두 배우의 허당매력을 보여주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시시때때로 변하는 이들의 새로운 모습을 가득 담았다. 마치 김재중과 송지효의 ‘종합선물세트’처럼 말이다.

극 중 대외적으로는 초절정 매너남이지만 실상은 팬들 개무시와 매니저 '갈구기'가 특기인 '왕싸가지' 톱스타 최현으로 분한 김재중은 킬러 봉민정(송지효 분)에게 납치된 후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친다. 이 과정에서 눈 밑에 다크서클은 물론 고음불가 노래실력, 어설픈 춤 솜씨, 이것도 모자라 배에 한껏 공기를 넣은 올챙이배까지 굴욕적인 모습만 쏙쏙 골라서 보여준다.
굴욕퍼레이드가 여기서 끝났다고 생각하면 오산. ‘이렇게 망가져도 괜찮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김재중의 팬들이 보면 충격적인 장면도 있다. 이뿐 아니라 김재중이 대선배 김성령과 농도 짙은(?) 키스신을 하는 것도 압권이다. 
송지효 또한 김재중 만만치 않게 허당연기를 소화했다. 칼을 다루는 솜씨가 엉성해 최현의 다리 사이에 칼을 떨어뜨리는가 하면 감춰뒀던 팬심까지 드러내는 등 어딘가 어설프기만 하다. 급기야 최현의 맑고 큰 눈동자에 흔들리면서 자신을 짝퉁 최현이라고 하는 거짓말에까지 속아 넘어간다.
김재중과 송지효가 모자란(?) 모습을 보이지만 그 속에서도 두 배우는 진지하고 카리스마 있는 연기를 보여주기도 한다. 김재중은 전 연인을 떠올리며 슬퍼하고 과거 바닥까지 곤두쳤던 삶을 살았던 아픔까지 가지고 있는 최현의 어두운 면을 보여주며 캐릭터의 무게중심을 맞춰간다.
송지효는 거센 빗줄기를 뚫고 정체불명 남성과 일대일 격투를 하는 장면과 다양한 흉기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등 액션에 강한 면모를 보이고 민소매 티만 입은 채 건물 벽을 오르며 섹시함을 발산하기도 한다. 배형준 감독이 “와이어 액션도 대역 없이 하고 외벽까지 직접 타는 등 우리나라 여배우 중 액션을 가장 잘하는 배우일 것”이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그만큼 김재중과 송지효는 영화에서 다양한 변화를 계속해서 시도, 2시간의 상영 내내 관객을 지루하지 않게 만든다. 두 배우가 지금까지 대중에게 보여줬던 그리고 보여주지 않았던 모습을 확인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영화 ‘그녀를 믿지 마세요’로 120만여 명의 관객을 사로잡았던 배형준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자칼이 온다’는 오는 15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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