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덕화, "정선화 퇴장에 경기 넘어갔다고 생각했다"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2.11.08 20: 06

"거의 경기가 넘어갔다 싶은 심경이었다".
정덕화(49) KB스타즈 감독은 쓴웃음을 지으며 아찔했던 4쿼터 후반을 떠올렸다. 공수에서 제몫을 다해줬던 센터 정선화(19득점 6리바운드)가 퇴장당하면서 신한은행의 무서운 추격에 역전까지 당했던 그 순간, 정 감독은 다 이긴 경기를 내줘야할지도 모른다는 아찔한 예감에 사로잡혔다.
하지만 결과는 KB스타즈의 승리였다. 마지막 순간 터진 변연하의 위닝샷은 KB스타즈에 짜릿한 1점차 승리를 안겼다. 정선화(19득점 6리바운드)의 활약과 고비마다 터져준 해결사 강아정(17득점 6리바운드), 그리고 외곽포의 힘이 뒷받침된 청주 KB스타즈가 8일 청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DB금융그룹 2012-2013 여자프로농구 안산 신한은행과 경기서 64-63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4연패 후 2연승이자, 신한은행의 7연승을 저지하는 뜻깊은 승리였다.

정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정선화가 파울 아웃으로 퇴장당하던 순간 "거의 경기가 넘어갔다 싶은 심경이었다"고 고백했다. "(정선화가 아니면)하은주를 막을 선수가 없었다. 시간도 많이 남았었고, 이건 좀 힘들겠구나 싶었다"고 털어놓은 정 감독은 무섭게 따라붙는 신한은행의 추격전을 보면서 좌불안석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선수들은 정선화의 공백을 잘 메웠다. 공격적으로 나가라는 정 감독의 지시를 잘 따랐고, 올 시즌 무패행진을 자랑하던 신한은행의 추격에도 끈질기게 버텨냈다. 경기 종료 약 18초 가량을 남겨둔 가운데 62-63으로 역전당했지만 마지막 공격 기회는 KB스타즈에 있었다.
정 감독은 에이스 변연하를 불렀다. 넣으면 이기고, 못 넣으면 지는 복불복 게임이었다. 정 감독은 변연하에게 모든 것을 맡겼다. "정미란과 둘이 2대2로 들어가서 네가 넣어라" 승부를 건 정 감독의 지시에 변연하는 충실히 따랐다.
"괜히 파울작전을 유도해서 자유투 던지다가 어설프게 1구만 들어가면 연장을 가야한다. 그러면 모양새도 더 안좋고 선수들도 더 힘들어진다. 승부를 걸었다"는 정 감독의 말은 변연하의 마지막 슛으로 입증됐다. 변연하의 손을 떠난 공이 림으로 빨려들어갔고, KB스타즈는 홈에서 신한은행을 이기고 2연승을 이어가는 기쁨을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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