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미우리 시절에는 풀스윙을 일관했는데 돌아와서는 컨택 타격을 하더라. 삼진도 많이 줄고. 친구지만 대단한 것 같다".
경기 전 친구의 변화상을 보고 자신도 그에 맞춰 변해야겠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그리고 비록 친선전의 성격이 짙은 경기였으나 곧바로 첫 타석에서 상대 실투를 배트로 정확히 맞춰 날리는 컨택 능력을 과시했다.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재취득한 홍성흔(35, 롯데 자이언츠)은 다시 한 번 자신의 가치를 보여줬다.
홍성흔은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2012 마구 매니저 아시아시리즈 B조 1차전 호주 대표 퍼스 히트와의 경기에 4번 지명타자로 출장했다. 그리고 홍성흔은 1회초 2사 1루에서 상대 선발 버질 바스케스의 5구 째 직구(140km) 실투를 받아쳐 우중간 담장 직격 선제 1타점 2루타로 연결했다. 파울 홈런이 되기는 했으나 밀어쳐서 만든 빨랫줄 같은 타구도 인상적이었다. 이날 홍성흔의 경기 성적은 3타수 1안타 1타점이고 팀은 6-1로 승리했다.

지난 2008년 말 두산에서 롯데로 FA 이적한 홍성흔은 4시즌 동안 3할3푼 59홈런 321타점을 올리면서 역대 가장 모범적인 FA 이적 선수 중 한 명으로 자리 잡았다. 대부분 지명타자로 출장, 수비 공헌도가 거의 전무했기는 했으나 대신 그는 팀 분위기를 다잡고 때로는 목소리를 높이며 덕아웃 분위기를 띄우던 선수. 조성환과 함께 팀의 정신적 지주로서 역할도 굉장히 컸다.
FA 자격을 재취득한 홍성흔이지만 많은 나이는 향후 경기 활약도를 예상하는 데 있어 감점 요소가 될 수 있다. 8일 경기 전 만난 홍성흔은 그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인지 더 나은 선수생활을 위해 변모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올 시즌 일본에서의 9년을 마치고 삼성으로 돌아온 이승엽의 변신은 홍성흔에게 자극이 된 듯 했다.
"요미우리 때는 사실 풀스윙으로 일관하다 삼진도 많이 당했는데 돌아와서는 컨택 능력을 발휘하며 삼진이 많이 감소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렇게 장타 일변도에서 바뀌어 컨택을 발휘한다는 점에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롯데에 와서는 2010년 장타를 추구하기 위해 풀스윙을 했고 성과도 얻었는데 부상 이후로는 크게 한 것이 없었다. 장타가 나오지 않다보니 고민도 많았고. 내년부터는 컨택 능력에도 힘을 기울이겠다. 장타와 컨택 타격을 1-1 비율로 맞추고 싶은데 그게 쉽지는 않겠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던 홍성흔이었으나 1회초 선제 결승타는 배트 중심으로 공을 정확히 맞춰 우중간 담장을 직격하는 컨택 능력을 과시했다. 본격적인 FA 계약을 앞두고 "나는 롯데 선수다. 롯데가 우선이다. 그만큼 팀에서도 내 가치를 확실히 인정해줬으면 한다"라며 목소리를 높인 홍성흔이 다음 시즌에도 성공 가도를 달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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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