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는 줄 알았어요. 3분이 10분처럼 길게 느껴지더라구요".
정선화(27, KB스타즈)는 승리의 여운을 지우지 못한 얼굴로 해맑게 웃었다. 큰 점수차로 리드를 이어가던 팀이 자신의 퇴장 이후 거센 추격에 쫓기는 것을 벤치에서 바라만 보고 있어야했던 마음은 타들어갔다. 하지만 다행히 팀은 승리했고, 정선화는 책임을 느끼는 일 없이 활짝 웃을 수 있었다.
공수에서 제 몫을 해내며 분발한 정선화(19득점 6리바운드)의 활약과 고비마다 터져준 해결사 강아정(17득점 6리바운드), 그리고 외곽포의 힘이 뒷받침된 청주 KB스타즈가 8일 청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DB금융그룹 2012-2013 여자프로농구 안산 신한은행과 경기서 64-63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4연패 후 2연승이자, 신한은행의 7연승을 저지하는 뜻깊은 승리였다.

마지막 변연하의 위닝샷이 터지기까지 어려운 경기가 계속 됐다. 위기의 시작은 4쿼터 후반 정선화가 5반칙 파울 아웃으로 퇴장당하는 순간부터였다. 정선화는 "잘 하다가 파울로 물러나게 돼서 좀 억울한 감도 있었다. 하지만 (하)은주 언니 들어와서 불안했는데 동료들이 집중해서 잘하더라"며 밖에서 지켜보는 조마조마한 마음을 전했다.
역전에 재역전을 거듭한 끝에 승리를 가져온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정선화는 "오늘은 어쩐지 다른 때랑 다르게 선수들이 자신감 있었다. 우리끼리도 농담 삼아 느낌이 좋다, 이길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며 승리를 예감했다고 귀띔했다. 그 동안 연패에 빠져 힘든 시기를 보냈던 선수들이지만 한 번 연패를 끊고나니 사기가 올랐다는 것이다.
"그동안 신한은행과 경기할 때마다 점수차가 많이 났던 적이 없다. 항상 전반에 이기고 나가다가 우리가 바보짓하거나 (하)은주 언니 들어오면 알아서 꼬리를 내렸다. 하지만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고 전한 정선화는 "오늘도 잘하다가 뒤집혔으면 선수들이 어리다보니 치고 나가는 힘이 없었을 것 같다. 신한은행을 이겨서 더 자신감을 얻은 것 같다. 피하는 것 말고 들이 박는 농구를 하도록 하겠다"며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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