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와 퍼스 히트의 경기를 앞둔 8일 사직구장. 이날 선발투수로 예정된 송승준은 "공을 너무 오랫동안 안 던져서 걱정"이라면서 "구속이 나올 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송승준은 플레이오프 탈락 이후 공을 거의 던지지 않아 제 컨디션을 장담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송승준의 걱정은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직구 최고구속은 148km/h까지 찍혔고 커브를 결정구로 활용해 퍼스 타자들의 헛스윙을 유도했다. 빠른 공에 강점을 갖고 있는 상대 타선은 송승준의 구위에 밀려 공이 멀리 뻗지 않았다. 송승준은 경기감각이 떨어져 있는 가운데서도 6이닝 3피안타 8탈삼진 1실점으로 힘 있는 호주 타선을 봉쇄했다. 투구수는 79개만 기록해 경제적인 피칭을 보여줬다.
송승준은 경기 초반에는 커브만 보여주다 중반부터 포크볼, 체인지업을 섞기 시작했다. 송승준의 커브 하나만으로도 타이밍을 전혀 잡지 못하던 퍼스 히트 타자들은 마치 마구를 상대하는 듯한 표정이었다.

퍼펙트 행진도 빼 놓을 수 없다. 송승준은 1회 톱 타자 애덤슨부터 5회 선두타자 케넬리까지 13명의 타자를 연속범타 처리했다.
하지만 5회 1사 후 5번타자 벨에 내준 좌전안타로 퍼펙트 행진이 깨진 뒤 송승준은 갑자기 흔들렸다. 후속 맥기에 빗맞은 안타를 내줬고 산미구엘에는 볼넷까지 허용했다.
송승준은 1사 만루에서 오멘을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한 숨을 돌렸지만 결국 범브리에 우전 적시타를 맞고 말았다. 여기서 2루 주자 맥기까지 홈을 파고 들었지만 우익수 황성용의 정확한 송구로 송승준은 1실점으로 5회를 마쳤다. 안정을 찾은 송승준은 6회까지 마친 뒤 마운드를 최대성에 넘겼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송승준은 쿠바와 중국전에 출전, 12⅓이닝 3실점 1승 평균자책점 2.19로 잘 던졌다. 이날 롯데는 송승준의 호투를 발판으로 퍼스를 6-1로 제압, 산뜻하게 첫 승리를 거뒀다. 역시 국제전에 강한 송승준이다.
cleanupp@osen.co.kr
부산=박준형 기자,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