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살리기 위한 강아정의 과제, "기복 없애라"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2.11.09 06: 59

"기복이요? 지금은 제 꼬리표죠".
'기복'이라는 단어를 언급하자마자 강아정(23, KB스타즈)은 머리를 감싸쥐었다. 대담한 성격에 슈터로서 자질이 뛰어나다고 정평이 나있다. 하지만 기복이 심한 플레이 때문에 저평가되는 점도 있다. 그리고 그 점은 다른 누구보다 본인이 제일 잘 알고 있었다.
8일 청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DB금융그룹 2012-2013 여자프로농구 안산 신한은행 에스버드와 경기서 14득점을 기록하며 상승세에 올라탄 강아정의 활약이 무엇보다 반가운 이유다. 강아정은 개막 2연전에서 연달아 20득점 이상을 기록하며 팀의 2연승을 주도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4경기 연속으로 강아정의 포문은 열리지 않았다. 1라운드 최종전이었던 지난 달 28일 우리은행전서는 무득점으로 꽁꽁 틀어막히며 굴욕을 당하기도 했다. 그리고 강아정이 침묵하는 동안 KB스타즈는 4연패의 늪에 빠지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정덕화 감독 뿐만 아니라 변연하, 정미란 등 팀 동료들이 "강아정이 잘해야 KB가 잘된다"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 이날 경기서 고비마다 적절한 슈팅으로 신한은행 추격의 흐름을 끊어낸 강아정은 경기 후 "그동안 왜 그랬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쓴웃음을 지었다.
"손목을 살짝 다쳤다"고 입을 연 강아정은 "언니들 입장에서는 안들어가도 쏴줘야 흐름이 맞으니까 리바운드도 하고 하는데, 나는 안들어가면 안된다고 생각하니까 자꾸 슛을 안쏘고 피했던 것 같다"며 지난 경기들을 돌아봤다.
슈팅 자체를 피하는 강아정의 태도는 올 시즌 '닥공'을 주문하고 있는 정덕화 감독의 마음에 들지 않았다. 강아정도 자신의 플레이가 마음에 들지 않기는 마찬가지. "나 때문에 공격시간에 자꾸 쫓긴다"며 미안했던 마음을 털어놓았다.
"미팅할 때도 처음에는 수비 어떻게 하고, 공격 어떻게 하자고 이야기하다가 결국 마지막에 웃으면서 다들 '강아정만 잘하면 이긴다, 다 필요 없다'고 그랬다"며 웃어버린 강아정은 팀이 자신에게 걸고 있는 기대를 알기 때문에 더 미안한 기색이었다.
"기복이 심한 선수, '기복'이라는 건 지금은 내 꼬리표다. 남이 어떻게 해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내 스스로 떨쳐내야할 문제"라고 의젓하게 답한 강아정은 떨어진 슛감을 되찾았다는 호언장담은 하지 않았다. 그저 매 경기, 강팀도 약팀도 없는 리그에서 이기기 위해 뛰겠다고 이를 악물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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