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운명의 날이 밝았다.
'대한민국 최고투수' 한화 류현진(25)의 포스팅 여부가 밝혀진다. 한국시간으로 지난 3일 오전 7시부터 정식으로 시작된 류현진의 포스팅은 9일 오전 7시로 공식 마감됐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포스팅 결과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즉시 전달하고, KBO가 결과를 받는대로 한화에 다시 보내질 예정이다. 이미 류현진과 사전 협의가 끝난 한화는 포스팅 수락 여부를 속전속결로 발표할 계획.
류현진의 포스팅이 시작된 이후 일주일 동안 그와 관련된 루머가 쏟아졌다. 포스팅 참가를 결정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를 비롯해 LA 다저스, 필라델피아 필리스, 텍사스 레인저스, 시카고 컵스, 보스턴 레드삭스 등이 류현진의 피칭 관련 자료를 수집하며 그에 관심을 드러냈다. 미국 현지 스포츠 매체와 지역 언론에서도 류현진 관련 소개 및 평가가 이어지며 흥미를 보였다.

클리블랜드를 비롯해 복수의 구단들이 포스팅에 참여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과연 어느 팀에서 최고액 써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비공개 입찰제도인 포스팅 시스템은 최고액 써낸 구단에게 선수와의 단독 협상권이 주어진다. 그러나 류현진의 경우 이미 한화 구단과 합의한 합당한 가치 기준이 있기 때문에 최고액 내더라도 연봉 협상을 시작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한화와 류현진이 어느 정도 금액에 합의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대한민국 에이스로서 합당한 가치를 기준으로 잡았는데 한화 구단은 "터무니없는 액수에는 보낼 수 없다. 이미 류현진과도 합의한 부분"이라고 했다. 과거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린 이상훈·진필중·임창용은 구단에서 약 300만 달러를 기준선으로 잡았던 만큼 류현진은 그보다 더 높게 잡았을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류현진 포스팅의 성공은 빅마켓 구단에 달려있다는 전망이다. 일찌감치 포스팅 참가를 확정한 클리블랜드는 재정적으로 한계가 있는 스몰마켓팀이라 거액을 투자하기 어렵다. 포스팅 금액에 걸맞은 연봉 총액까지 고려하면 류현진 영입에는 두 배의 비용이 든다. 빅마켓 구단이 아니라면 감당하기 어렵다. 한 관계자는 "다저스·필라델피아·컵스·보스턴·텍사스가 어느 정도 금액을 써낼지가 관건이다. 이들은 분명 류현진에게 관심이 있지만 얼마나 투자할지는 의문이다. 뚜껑을 열어봐야 알 것"이라고 전망했다.
만약 류현진의 포스팅 금액이 기준을 넘어서면 그는 본격적으로 30일간 연봉 협상을 벌이게 된다. 한국프로야구 최초의 메이저리그 직행 꿈이 현실로 실현되는 것이다. 그러나 기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 메이저리그 추진은 없던 일이 된다. 단순히 류현진 개인이 아닌 한국프로야구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는다. 2년 후 FA가 된 후 다시 도전할 수 있겠지만 류현진마저 실패한다면 포스팅 시스템은 말 그대로 유명무실한 제도가 된다.
운명의 날. 과연 류현진의 포스팅 금액은 한화와 합의한 기준을 넘어설까. 메이저리그가 한국 최고의 투수와 한국프로야구를 어떻게 평가할지 이제 곧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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