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 '야구 KT처럼 대우 해달라'
OSEN 이두원 기자
발행 2012.11.09 07: 23

KT 야구단에 대한 수원시의 퍼주기식 행정과 관련해 프로축구 수원 삼성의 처우에 대한 형평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수원시는 최근 수원을 연고로 야구단 창단을 선언한 KT에 국고를 들여 수원야구장의 리모델링은 물론 이를 KT 야구단 측에 25년간 무상 임대해 주는 파격적인 조건을 약속했다. 형평성을 놓고 보면 분명 차별 대우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시각은 엇갈리고 있다.
▲ 수원 삼성으로선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다
최근 야구단 창단을 선언한 KT와 비교해 가장 아쉬운 점은 바로 형평성이다. 17년이나 일찍 창단해 수원에 뿌리를 내린 수원 삼성은 수원월드컵경기장의 장기 무상 임대는 커녕 오히려 연간관람권료로 전체 입장 수익의 25%를 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공단(이하 관리공단)에 납부하고 있다. 한 해에만 7~8억 원에 가까운 금액이다.

실제 관리공단에 따르면 지난 한 해 수원 삼성은 입장수익(전체 수익의 25%) 약 3억2000만 원과 매점 임대료 7500만 원을 포함해 수원월드컵경기장의 ▲상업(시설)사용료 ▲주경기장대관료 ▲시설사용료 등으로 약 8억 원 안팎의 돈을 지불했다.
특히 수원이 지불하는 입장권 수익의 25% 조항은 16개 프로축구단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수원을 연고로 축구단을 운영하며 매년 수백억에 가까운 지출을 감내하면서도 수원월드컵경기장 사용과 관련해 아무런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는 수원으로선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들 만하다.
이에 대해 프로축구 관계자는 “수원 삼성이 수원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문화 콘텐츠를 제공하는 등 그 동안 무형으로 이바지한 공들이 무시되고 있는 측면이 있다. 더욱이 KT야구단이 누린 혜택과 비교하면 수원으로선 불만을 갖기에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 삼성의 약속 파기, 시·도민의 혈세로 수원W경기장을 지었는데...
하지만 야구단과의 특혜 시비를 떠나 지난 1990년대 수원월드컵경기장을 건설할 당시 전액 지원을 약속하고도 중간에 발을 뺐던 삼성의 행적을 생각하면 억울할 것도 없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당시 삼성은 수원을 연고로 팀을 창단하며 100%로 자비로 2만3000석 규모의 축구전용구장 건립을 약속했다. 그리고 이 문제는 수원시의 2002월드컵 유치 도시 선정 문제와 묶여 삼성과 수원시의 합의에 의해 4만3000석 규모의 경기장 건설로 확대됐다.
하지만 삼성은 이후 IMF 구제금융사태가 터지며 경제 사정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했다. 초기건설 비용으로 283억 원만을 투자한 채 발을 뺐다. 허공에 떠버린 수원월드컵경기장 건설 사업은 결국 국고와 경기도 및 수원 시민들의 혈세로 3000억 원 이상을 쏟아부으며 만들어졌다. 
약속을 어긴 삼성, 그리고 경기장 건설에 투입된 모든 돈이 사실상 경기도민과 수원시민들의 세금으로 충당된 점을 감안하면 지금의 사용료는 높은 게 아니라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수원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관계자는 “당시 삼성과 수원시가 월드컵경기장 건설에 합의하면서 한 쪽이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하면 860억 원을 현금 보상하기로 했었다”면서 “그러나 약속을 어긴 삼성은 이를 지키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물론 수원시 역시 당시 어려웠던 경제 상황을 고려, 이 조항이 법적구속력이 없다며 해당 금액을 청구하지 않아 유야무야 됐다. 그러나 삼성은 경기장 건설에선 손을 떼면서도 공사 시공자로서 수백억의 기반공사 비용을 챙겼다”면서 “이후 모든 돈이 경기도와 수원의 세금으로 충당이 됐다”고 설명하며 당시 지자체가 감내해야 했던 어려움을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 관리공단에 납부하는 금액의 많고 적음을 떠나 당초 약속을 하고도 수원월드컵경기장 재원 마련에서 빠졌다는 점에서 어떻게든 약속을 지켜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수원은 과거의 실책은 잊은 채 수원 삼성을 수익의 대상으로만 바라보고 있다고 이야기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수원 측은 이에 대해 이치에 맞지 않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관계자는 “IMF가 터지면서 수천명의 직원들이 떠나야 하는 상황까지 발생할 만큼 당시는 모두가 힘든 시기였다. 경기장 건설에서 손을 뗀 것도 수원시와 충분한 협의 하에 이루어진 것이다. 대신 수원은 프로축구단을 만들고 운영하면서 지금까지 매년 200억 이상씩을 투자하며 수준 높은 문화 콘텐츠를 제공하고 이를 시민들과 함께 하고 있다. 그런 점은 고려되지 않고 일방적으로 약속을 깼다고 주장하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KT 야구단의 엄청난 혜택과 비교하면 수원 삼성 측으로선 서운한 마음이 들 수 있다. 하지만 과거 섬성이 저질렀던 일방적 계약 파기를 여전히 기억하고 불편하게 바라보는 이들의 시각은 여전히 냉랭한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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