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은 이미 나왔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9연승으로 마치는 것이다.
김호곤 감독이 지휘하는 울산 현대가 챔피언스리그 9연승에 도전한다. 그 외의 것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 '챔피언스리그 올인'을 선언한 울산은 지난 3일 포항 스틸러스와 홈경기에서 베스트 11 전원을 선발에서 제외했다. 알 아흘리(사우디아라비아)와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10일인 만큼 체력 걱정은 아니었다. 단지 예기치 못한 부상이 나올까 염려됐던 것. 아무리 조심한다고 하더라도 갑작스러운 부상은 막을 수 없다는 김호곤 감독의 판단이었다.
울산은 포항전 패배로 K리그 3위 수원 삼성과 승점 차가 8점으로 벌어졌다. 내년도 챔피언스리그 출전 티켓을 획득할 가능성이 낮아진 상황이다. 하지만 몰랐던 일이 아니다. 그만큼 챔피언스리그에 모든 것을 걸고 반드시 우승컵을 들어 올리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이번 시즌 K리그와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한 울산은 현재 챔피언스리그 무패를 달리고 있다. 초반에는 선수들의 체력 저하로 1승 이후 2경기 연속 무승부를 기록하며 주위의 걱정을 샀다. 그러나 그 이상의 부진은 없었다. 울산은 선수들이 혹독한 일정에 적응하면서 연승 행진을 시작, 준결승전까지 8연승을 달리며 순조롭게 결승전에 진출했다.
하지만 자만은 없다. 창단 이후 처음으로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진출한 지금이 한동안 찾아오지 않을 절호의 기회인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을 마치고 이근호와 이재성, 이호는 병역 의무를 해결하기 위해 팀을 잠시 떠나고, 하피냐와 이승렬, 마라냥은 원 소속팀으로 임대 복귀를 한다. 게다가 김호곤 감독과 에스티벤은 12월을 마지막으로 울산과 계약이 만료된다. 대규모 선수 보강이 없다면 지금 이상의 전력이 나올 수 없다는 뜻이다.
울산은 패배를 생각하지 않고 있다. 9연승으로 유종의 미를 짓겠다는 것이 울산 선수단 전원의 생각이다. 물론 알 아흘리에 대해 경계하고 있다. 지난해 전주 월드컵경기장서 열린 전북 현대와 알 사드(카타르)의 결승전 기억이 생생하기 때문이다. 울산 선수들은 홈에서 우승을 놓친 전북을 반면교사로 삼아 흔들리지 않을 것을 다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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