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남자' 절정, 박시연 없었으면 어쩔 뻔했나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2.11.09 09: 11

'착한 남자'가 결말을 향해가면서 더욱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이유의 중심엔 배우 박시연이 있다.
KBS 2TV 수목드라마 '착한 남자'가 종영까지 단 2회 만을 남겨두고 예측불허 전개로 시청자들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지난 8일 방송된 18회에서는 기억을 되찾은 서은기(문채원 분)의 복수가 성사됐지만 세 남녀주인공들의 아픔과 갈등은 더욱 심화되기만 했다. 복수를 감행한 서은기는 여전히 강마루(송중기 분)를 잊지 못하고 그런 서은기를 바라보는 강마루의 마음도 찢어지긴 마찬가지. 이 두 남녀의 가시밭길 로맨스가 과연 어떤 엔딩을 맞을지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건 바로 한재희(박시연 분)라는 변수가 남아 있기 때문. 특히 18회 엔딩에서는 눈물을 흘리는 한재희와 그런 그를 꼭 안아 달래는 강마루의 모습이 등장했고, 이를 서은기가 몰래 지켜보면서 다시 한 번 시청자들을 '멘붕'에 빠뜨렸다. 종영이 코앞이건만 얽히고설킨 세 남녀의 처절한 멜로는 당췌 종잡을 수가 없는 상황이다.
물론 시청자들은 어떤 식으로든 강마루와 서은기의 로맨스가 성사되기를 바라고 있다. 이경희 작가의 전작들을 볼 때, 두 사람 중 누군가 죽음을 맞을지 모른다는 불안도 엄습하고 있지만 그래도 두 사람의 해피엔딩에 희망을 거는 시청자들의 목소리가 거세다. 혹은 둘 중 누군가 홀연히 떠나버리고 끝까지 맺지 못한 사랑으로 남는다는 추측도 나온다. 이렇듯 사실상 강마루-서은기 커플의 엔딩에 초점이 맞춰진 상황에서 한재희의 말로에 대한 관심이 그에 못지않다는 사실은 바로 캐릭터의 존재감을 입증하는 결과다.

한재희의 남은 운명은 강마루-서은기의 행보와 맞물려 시청자들의 촉각을 곤두서게 한다. 지난 18회에 이르러 한재희는 강마루를 버렸던 과거에 대해 후회했고 여전히 강마루와의 재결합을 갈망하고 있음을 절감했다. 그러한 한재희를 이용해서라도 서은기의 행복을 되찾아주고 싶은 강마루의 절박함, 그리고 자신의 모든 것을 뒤흔들어놓은 한재희를 향한 서은기의 증오심이 뒤엉키면서 결국 한재희는 강마루와 서은기의 운명에서 여전히 절대적인 존재로 그려진다. 파란만장했던 한재희의 인생을 돌아보면 그가 악역임에도 불구, 동정표를 던지고 공감하게 된다는 시청자들의 반응도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 강마루, 서은기 뿐아니라 한재희 역시 피해자이거나 희생양이거나 루저일 수 있다는 게 통상의 악역들과는 다른 지점이다. 
이를 연기하는 박시연은 화려한 비주얼과 슬픔과 카리스마가 공존하는 묘한 아우라를 폭발시키며 한재희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일부 발성이나 대사 처리 등 연기력에 대한 지적들을 받기도 했지만 송중기, 문채원과 팽팽한 긴장감을 살리고 극에 힘을 불어넣는 데 큰 공로를 세운 것은 부인하기 힘들다. 이토록 매력적이고도 슬프고도 미운 악녀, 박시연은 제몫을 다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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