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한 경기에서 초중반 보여준 고전이고 후반 들어서는 페이스가 살아났다.그러나 이들과의 대결을 앞둔 입장에서는 굳이 위축되고 극도로 긴장할 필요는 없음을 보여준 한 판이다. 일본시리즈 챔피언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호주 대표 퍼스 히트에게 의외로 고전하며 한국 챔피언 삼성 라이온즈와 플레이오프 진출팀 롯데 자이언츠가 방심은 하지 않되 적어도 미리 겁먹을 필요는 없음을 보여줬다.
요미우리는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2012 마구 매니저 아시아시리즈 B조 퍼스 히트와의 경기에서 5회까지 무득점에 그치는 등 의외로 고전하다 막판 추가점으로 7-1 승리를 거뒀다. 그나마 센트럴리그 타격왕(3할4푼) 아베 신노스케가 적절한 순간 결승타를 때려내며 경기 막판 분위기를 가져온 덕분에 점수로는 만족할 만한 기록으로 이길 수 있었다.
분명한 것은 6회까지 일본 최고의 명문구단이자 일본의 자존심으로 대표되는 요미우리인지 의심이 될 정도의 빈약한 경기력이었다는 점. 요미우리는 43번의 리그 우승과 22번의 일본 시리즈 우승으로 자타 공인 일본 최고의 명문구단이다.

올해는 주니치와의 클라이맥스 시리즈 2스테이지에서 3연패 후 3연승하며 극적으로 일본시리즈 진출권을 따내기도 했다. 비록 오가사와라 미치히로, 다카하시 요시노부, 우쓰미 데쓰야, 스기우치 도시야 등 국내 팬들에게도 친숙한 스타 플레이어들이 불참했고 주전 포수이자 센트럴리그 타격왕(3할4푼) 아베 신노스케가 오른 무릎 부상으로 출장이 어렵지만 사카모토 하야토, 무라타 슈이치, 조노 히사요시 등 실력있는 선수들이 포진한 라인업이다.
그러나 요미우리는 전날(8일) 롯데를 상대로 3개의 실책을 저지르며 1-6으로 패한 퍼스 히트를 압도하지 못하고 오히려 중반까지는 끌려가는 듯한 인상의 경기력을 보였다. 선발로 나선 신예 고야마 유키는 최고 149km의 직구를 구사했으나 변화구 구사 시 스트라이크와 볼의 차이가 큰 모습을 보여줬다.
무엇보다 타자들이 상대 선발 앤소니 클라겟의 공을 성급하게 공략하다 투구 소모도만 줄여준 것은 이날 요미우리의 초반 졸전에 결정적으로 다가왔다. 3회 후지무라 다이스케의 도루자, 4회 마쓰모토 데쓰야의 1루 견제사 등으로 흐름에 스스로 찬물을 끼얹기도 했다.
물론 이날 초반의 경기력이 요미우리의 제 실력이라고 평가할 이는 없다. 타자들의 반응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린 경우가 많은 낮 경기였고 요미우리의 사직구장 적응 훈련도 지난 7일의 두 시간 가량과 이날 경기 전 훈련이 전부였다. 배경지식이 많지 않은 팀과 상대했다는 점도 감안해야 했다. 아베가 좌전 안타로 2-1 리드를 잡아내자 분위기를 타며 추가 5점을 뽑았다는 것도 요미우리가 10일 롯데전을 앞두고 분위기를 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바로 10일 맞대결할 롯데와 결승에서 격돌할 가능성이 있는 삼성이 요미우리라는 이름에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는 점이다. ‘별 거 아니더라’라는 자만심은 금물이지만 그렇다고 미리 위축되지 않아도 된다는 이미지를 롯데-삼성 선수단에 남길 9일 요미우리의 경기력이었다. 요미우리, 붙어볼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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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