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 감독' 최동훈 감독이 "흥행이 잘 된 영화가 훌륭한 영화는 아니다"라는 말을 남겼다.
최동훈 감독은 최근 파리 셍 앙드레 자르 극장에서 열린 제 7회 파리한국영화제(FFCP)에서 '도둑들'이 폐막작으로 상영됨과 따라 직접 파리를 찾아 관객들을 만났다. '도둑들'은 영화제 상영 전회 매진을 기록했다.
8년 만에 파리를 방문한 최동훈 감독은 "박스오피스 천만이 넘은 영화인데 소감이 어떠한가?"란 질문에 "물론 너무 좋다. 하지만 흥행이 잘 된 영화가 훌륭한 영화는 아니다"라며 "한국에서는 남과 북을 소재로 한 영화나 사극, 심파가 흥행이 잘 된다. '도둑들' 같은 경우는 순수한 영화적 즐거움만을 가진 영화라 할 수 있는데 많은 관객이 좋아해 주셔서 놀라웠다"라고 대답했다. "아마 두 번 다시 이런 기쁨을 느낄 수 없을 것 같아 재빨리 잊으려 하고 있다"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내기도.

또 "영화감독에겐 극심한 성공과 극심한 실패는 같다. 어차피 모든 것은 다 나로 귀결된다. 때문에 나의 변화가 중요한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도둑들 2' 를 볼 수 있냐는 질문에는 웃으며 "다음엔 어디를 털지 고민해 보겠다. 아주 아주 비싼 걸 털어야겠다. 영화의 첫 장면은 폐인이 된 뽀빠이가 되면 어떨지 생각해 본다"라고 재치있는 대답을 들려줬다.
할리우드 영화 '오션스 11'과의 비교에는 "'오션스 11'은 어떻게 결혼 할까? 식의 영화라면 '도둑들'은 어떻게 이혼할까? 의 영화"라고 설명했고, '홍콩 영화의 오마쥬'인가를 묻는 질문에는 "내가 고등학생 때 온통 홍콩영화만 봤다. 오우삼감독의 '영웅본색'을 사람들이 상당히 좋아했다. 영화 속에는 극심한 우정이 나온다. 저는 그때 저런 극심한 우정 말고 극심한 배신에 대해 찍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홍콩이라는 도시에서 영화를 찍고 싶다는 마음이 영화를 기획하는 시작이 되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최동훈 감독은 또 관객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게 되어 기쁘다. 한국에서 큰 성공을 하게 되었지만 더 행복했던 것은 현장에서 배우간에 존경과 사랑을 배우게 돼 더욱 행복했다. 인생의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파리에서 영화 찍는 날까지 열심히 하겠다"라고 '도둑들'이 본인에게 주는 남다른 의미에 대해서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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