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요제’, 신문수 한 명이 만든 파장과 여운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2.11.09 15: 31

“노래를 듣는 순간 대상을 직감했다.”
2012 MBC 대학가요제 대상 수상자 광운대 신문수의 ‘넥타이’가 방송 후 예상치 못한 화제의 노래로 떠올랐다. 그의 감성적인 노래와 대학생다운 패기 넘치는 무대매너는 간신히 명맥만 이어오던 대학가요제의 존재가치를 상기시키며 부활의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 8일 일산드림센터에서 열린 대학가요제는 기존에 화려했던 교정에서 진행됐던 것과 달리 스튜디오 속 다소 조용하게 치러졌다. 야외 교정을 버린 까닭에 음향설비를 강화했다는 발전도 있었지만, 그만큼 오디션 프로그램의 난립으로 인해 대학가요제가 더 이상 스타 탄생의 산실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한해이기도 했다.

억 단위의 오디션 프로그램 상금과 비교해서 너무도 초라한 500만원이라는 상금과 가요제 수상 후에도 가수로서 성장할 수 있는 길이 마련되는 것도 아닌지라 대학가요제는 언젠가부터 시청자들의 관심과는 먼 MBC만의 행사라는 느낌을 지우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더욱이 자사 케이블채널 MBC뮤직을 통해 이례적으로 본선진출과정을 지속적으로 내보내는 고정 프로그램 ‘뮤지션의 탄생-대학가요제’까지 만들었지만 별다른 반응을 얻지는 못하면서 이러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역시나 오디션 프로그램이든 가요제든 실력파 가수만 있으면 시청자들은 자연스럽게 리모컨을 고정하며 그들의 뜨거운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는 것이 이번에도 증명됐다.
3시간여 동안 진행된 지루한 가요제 속 마지막 무대에 오른 광운대 신문수는 다소 어눌한 표정과 어색한 몸짓으로 등장했다. 하지만 기타를 들고 자작곡 ‘넥타이’의 첫 음을 내뱉는 순간 시청자들은 그의 대상을 직감했다.
리틀 송창식이라는 별명을 들을 만큼 호소력 짙은 목소리와 뛰어난 감성 전달력은 졸린 눈을 비비고 노래를 끝까지 집중하게 만들었다. 고단한 삶과 대학생으로서의 피할 수 없는 고민을 담은 ‘넥타이’는 울림 가득한 그의 목소리와 함께 가을 밤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그는 수상 직후 “정말 꿈 같아서 (소감을) 말 할 정신이 없을 정도다. 더 잘 하는 팀들도 많았는데 내가 받아 미안한 마음도 든다”고 겸손한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이미 시청자들은 그의 무대를 본 순간 트위터 등 SNS를 통해 “‘넥타이’ 노래 좋다”, “신문수가 대상 받겠네”라고 그를 대상 수상자로 점찍었고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비록 대상을 받긴 했지만 신문수는 당장 가수로 데뷔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지금 당장은 학교에 밀린 과제도 많고, 우선은 현실로 돌아와야 할 때인 것 같다”며 대학생다운 답변을 남기기도 했다.
올해에도 스타는 탄생하지 않았다. 볼거리가 풍성한 화려한 무대도 없었다. 하지만 리틀 송창식을 비롯해 열정 가득한 대학생들의 패기 넘치는 무대를 오랜 만에 볼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대학가요제는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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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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