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시장, 올해도 부익부 빈익빈?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2.11.10 07: 22

사상 최대의 FA시장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수요는 많고 굵직한 매물도 있다. 하지만 부익부 빈익빈이라는 현상에서는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오히려 생각만큼의 큰 이슈 없이 조용히 끝날 가능성도 엿보인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9일 2013년도 자유계약선수(FA) 자격 권리 행사를 신청한 11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원 소속팀 기준으로 삼성 정현욱(34), SK 이호준(36), 롯데 홍성흔(35) 김주찬(31), KIA 유동훈(35) 이현곤(32) 김원섭(34), LG 정성훈(32) 이진영(32), 넥센 이정훈(35), 한화 마일영(31)이 그 주인공이다. 전체 FA 대상자 21명 중 11명이 자격을 행사했다. 21명 중 은퇴를 결정한 김수경 강병식 이대진을 제외하면 신청률은 61% 가량이다.
생애 첫 FA자격을 얻는 선수는 7명이다. 이호준 홍성흔 정성훈 이진영은 두 번째 대박을 꿈꾸고 있다. 포지션별로 보면 투수 4명, 내야수 4명, 외야수 3명이다. 이들은 오늘(10일)부터 7일 이내인 16일까지 원소속구단과 협상할 수 있고 계약이 체결되지 않을 경우 17일부터 23일까지 나머지 구단들과 접촉할 수 있다.

이번 FA시장은 수요가 많아 경쟁이 과열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응룡 감독이 부임하면서 전력보강을 노리고 있는 한화, FA영입을 노리고 있는 KIA 등이 큰 손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9구단으로 내년부터 1군에 합류하는 NC도 신생구단 특혜를 받아 총 3명의 FA를 영입할 수 있다. 한편으로는 굵직한 매물들이 시장에 나간 롯데와 LG는 선수들의 마음을 붙잡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가장 큰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 정현욱 김주찬 이진영 정성훈 홍성흔 등은 몸값 상승효과를 톡톡히 누릴 가능성이 높다. 이미 원소속구단들이 이들을 붙잡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경쟁이 붙은 터라 유니폼을 바꿔 입지 않더라도 어느 정도의 금전적인 보상은 받을 확률이 높다.
반면 나머지 선수들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차가운 편이다. 이미 FA자격을 포기한 7명의 선수들보다는 사정이 낫지만 수요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시선이 우세하다. 동 포지션에서 확실한 비교우위를 점하는 선수들이 없다. 현재 리그에서 가장 수요가 많은 선발투수, 포수 자원이 없다는 것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싣는다.
한편으로는 FA시장의 핵심 중 하나인 NC가 얼마나 FA시장을 활용할지도 미지수다. NC는 일단 각 구단으로부터 받는 20명 이외 선수 8명부터 결정짓고 FA시장을 검토하겠다는 심산이다. 선수 8명에 80억 원, 외국인 선수 3명 영입에 최소 15억 원 가량을 써야 하는 만큼 FA시장까지 적극적으로 달려들기는 부담이 크다는 지적도 있다.
여전히 까다로운 보상 규정도 하나의 원인이다. NC를 제외한 나머지 팀들은 FA 영입 해당 선수의 연봉 200%와 보호선수 20명을 제외한 선수 1명으로 보상해야 한다. 선수가 포함되지 않을 경우는 연봉 300%다. 예전에 비하면 완화되긴 했지만 부담이 크긴 똑같다. 팀에 꼭 필요한 선수가 아니고서는 쉽사리 손을 대기가 어렵다.
한편으로는 각 구단들이 실탄을 아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013년 시즌이 종료된 후에는 FA 역사상 가장 알찬 매물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오승환 윤성환(이상 삼성) 정근우(SK) 강민호(롯데) 윤석민(KIA) 손시헌(두산) 등 각 구단의 에이스급 선수들이 대거 FA 자격을 얻는다. 시장 자체로만 보면 올해보다는 내년이 더 매력적이다. 올해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내년을 노리는 것이 더 현명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각 구단마다 지켜야 할 선수들이 더러 있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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