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아흘리, 자충수에 '오 마이 갓'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2.11.10 07: 21

'오 마이 갓!(Oh My God)'
알 아흘리(사우디아라비아)가 자충수를 두었다.
카렐 야롤림 감독이 지휘하는 알 아흘리는 지난 5일 한국에 입국, 10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서 열리는 울산 현대와 '201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대비했다. 당초 알 아흘리는 8일 입국하는 일정이었으나, 자국리그의 일정을 연기하고 한국 입국을 앞당겼다. 현지 적응을 위한 조기 입국이었다.

조기 입국을 한 탓에 알 아흘리가 머물기로 한 울산 현대호텔에는 빈 객실이 없었다. 결국 알 아흘리는 경주의 한 호텔로 이동, 며칠간 머문 후 울산으로 다시 옮길 것을 결정했다. 그런데 막상 경주로 간 알 아흘리는 울산으로 돌아가는 대신 경주에 계속 머물기로 마음을 바꿨다.
이 때문에 사전에 예약되어 있던 울산 현대호텔의 객실을 모두 취소하는 소동이 일어났다. 이 뿐만이 아니다. 알 아흘리는 기존에 쓰기로 한 훈련장을 바꾸면서 울산 구단과 한국프로축구연맹 직원들의 속을 썩였다. 알 아흘리의 예상치 못한 변덕에 관계자들만 혼선을 빚은 것이다. 
하지만 알 아흘리의 변덕은 자충수였다. 경주에서 울산의 훈련장으로 이동하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이다.
프로축구연맹의 한 관계자는 "숙소에서 훈련장까지 이동 시간이 1시간 반이나 걸린다는 걸 안 알 아흘리에서 불만을 표했다. 나중에 다시 울산으로 숙소를 옮긴다고 했지만, 이미 울산의 모든 호텔에는 대규모로 빈 객실이 없어 경주에 머물 수밖에 없었다"고 알 아흘리의 사정을 설명했다.
결국 알 아흘리는 장시간 이동을 할 수밖에 없게 됐다. 경기 전날 공식 훈련도 예외는 아니었다. 평소 알 아흘리의 경주 숙소에서 울산 문수축구경기장까지 이동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1시간 15분이다. 하지만 오후 7시 30분에 공식 훈련이 잡힌 탓에 퇴근 시간에 발이 잡힐 것 같아 미리 출발했다가 예상 시간보다 50분을 먼저 도착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울산의 한 관계자는 "경기가 열리는 10일이 토요일인 만큼 경주서 오기 위해서는 퇴근 시간 만큼이나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알 아흘리가 선택한 길이다. 불만이 있더라도 자신들이 감수해야 할 것이다"고 혀을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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