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국 극장가는 외화들의 무덤으로 불린다. '도둑들' '광해' 등 천만관객 흥행작을 비롯해 400만 고지를 간단히 돌파하는 한국영화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외화들은 고전을 면치못하는 까닭이다.
늦가을 극장가에서도 한국영화의 돌풍은 거세다. 꽃미남 스타 송중기의 '늑대소년'이 매출 점유율 50% 가까운 독주를 계속하는 가운데 신작 '내가 살인범이다'와 '광해'가 선전중이다. 그렇다면 외화는?
'007 스카이폴'과 '업사이드 다운'이 박스오피스 톱 5를 지키며 외화 체면을 살리고 있다. '스카이폴'이 007의 전통을 잇는 블록버스터 시리즈라면 판타지 멜로 '업사이드 다운'은 올해 외화 멜로 장르 중에서 기발한 소재와 수려한 영상, 그리고 멜로다운 주연남녀의 아찔한 매력으로 흥행 가도를 달리는데 성공했다. 그 중심에 선 게 바로 커스틴 던스트다.

커스틴 던스트는 '업사이드 다운'에서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운명적인 사랑 앞에서 단 한 번의 망설임도 없이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지는 당찬 여성 에덴 역을 맡았다. 금지된 사랑 앞에서도 주저함 없이 저돌적으로 다가가 끝내 사랑을 쟁취한다.
브링잇온'부터 '스파이더맨'까지, 수많은 출연작에서 다채로운 팔색조 매력을 선보였던 커스틴 던스트가 여전히 국내 극장가 흥행에서는 큰 힘을 발휘한다는 사실을 입증한 게 바로 '업사이드 다운'이다.
'업사이드 다운'은 대학수학능력 시험이 치뤄진 지난 8일 많은 10대 관객들이 몰려들면서 흥행 물꼬를 트기 시작했다. 수능을 마친 수험생을 비롯해 이날 낮 학교에 출석하지 않은 많은 10대 관객들이 SF판타지 '업사이드다운'을 선택해 개봉 당일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안착했다. 여기에 입소문을 타고 20, 30대 젊은 연인들의 발길도 점차 늘어나는 분위기다.
두 행성에 사는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기발한 발상과 그에 맞는 커다란 스케일로 그려낸 '업사이드다운'에는 할리우드 패셔니스타 커스틴 던스트의 파트너로 우리나라에서는 배두나와 함께 워쇼스키 형제의 대작 '클라우드 아틀라스'를 찍어 이름을 알린 신예 짐 스터게스가 출연한다.
로맨스 영화 속 여주인공은 연약하고 무능하다. 그들은 남성에게 기대고 보호본능을 자극한다. 하지만 ‘업사이드다운’의 금발의 여인 에덴, 그리고 할리우드 배우 커스틴 던스트는 그들과 한참 다른 특별한 매력을 지녔다.
mcgwire@osen.c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