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10일. 대한민국 프로야구 역사가 새로 쓰여졌다.
한화는 10일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진출 관련 포스팅 결과를 수용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한화 구단에 들어온 입찰액은 무려 2573만7737달러33센트. 우리돈으로 약 279억8978만원에 해당한다. 아시아 선수를 통틀어도 역대 4번째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액수다.
지난달 31일 한국야구위원회(KBO)를 통해 류현진의 포스팅 참가 승인 공문을 제출한 한화는 10일 오전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2573만7737달러33센트의 입찰액을 전달받았다. 구단은 다수의 메이저리그 팀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된 포스팅 결과가 대한민국 최고 에이스 류현진의 가치에 부합되는 금액으로 판단, 이 같이 결정하게 됐다.

아직 연봉협상 등 절차가 남아 있지만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의지가 굳은 류현진이기에 큰 걸림돌은 아닐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류현진은 7년 간 몸담았던 한화에 우리 돈으로 약 280억원의 돈 보따리를 안기고 꿈을 좇아 미국행 비행기를 타게 됐다.
당장 거액을 손에 쥐게 된 한화는 이제부터 행복한 고민을 시작하게 됐다. 최근 몇 년간 하위권을 전전했던 한화는 전력에서 보강할 부분이 한 둘이 아니다. 류현진이 한화에 안길 돈은 사실상 FA 시장을 뒤흔들어 놓기에 충분한 금액이다. 역대 FA 최고액이었던 이대호만 하더라도 계약에는 실패했지만 롯데는 4년간 100억원을 제시했었다. 1년으로 환산하면 25억원인데 단순히 금액만 본다면 거액을 안게 될 한화가 쓸 수 있는 규모다.
야구장 건립비용과 비교 해보자. 2002년 건립된 신식 야구장인 문학구장의 건립비용은 602억이었다. 류현진이 남기고 갈 금액의 두 배 정도다. 참고로 고척동에 건립되고 있는 돔 야구장도 예산은 800억원 규모다. 이미 올 시즌을 앞두고 한화는 대전구장을 리모델링 했지만 신임 김응룡 감독은 구장이 너무 작다며 펜스를 뒤로 밀어 달라고 요청했다. 280억원으로 구단 인프라를 정비할 수도 있는 것이다.
한 가지 확실한 건 당분간 한화가 FA 시장의 최대어로 부상할 것이라는 점이다. 당장 올해 FA들은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내야수 정성훈, 외야수 김주찬-이진영, 우완 불펜 정현욱 등 최대어로 거론되는 선수들 모두 한화로서는 필요한 선수들이다. 자금적인 여유가 생긴 한화로서는 과감한 베팅도 가능하다.
올해는 꼭 필요한 인원만 잡는다면 내년 FA에서는 대어가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투수로는 장원삼, 윤성환·안지만·오승환·송은범·정우람·윤석민이 시장에 나오고 포수 강민호, 내야수 조동찬·정근우, 외야수 이용규·박한이 등이 시장에 풀린다. 역대 최대 FA 시장이 열리는 것이다. 여기에서도 한화는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류현진의 280억원 '잭팟' 덕분에 올해와 내년 FA들은 반사이익을 누리게 됐다. '큰 손'으로 떠오를 한화 발 '분노의 영입'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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