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류현진에게 2573만 달러를 투자한 구단은 어디일까.
한국프로야구 역대 최다 2573만7737달러33센트의 최고 입찰액을 받은 류현진(25)의 메이저리그 진출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한화 구단은 예상을 뛰어넘는 입찰액에 고민할 것 없이 포스팅을 수용했다. 이제 남은 건 류현진과 최고 입찰액을 낸 구단과 30일간의 협상에 달려있다. 류현진의 의지가 확고하기 때문에 KBO 출신 빅리그 입성엔 큰 걸림돌이 없을 전망이다.
관심은 과연 어느 구단에서 최고입찰액을 냈느냐에 쏠리고 있다. 류현진 포스팅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구단은 내셔널리그의 시카고 컵스, 아메리칸리그의 텍사스 레인저스였다. 이외 LA 다저스, 필라델피아 필리스, 보스턴 레드삭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등도 입찰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져 더욱 안갯 속에 가려져있다. 하지만 대체적인 전망은 컵스와 텍사스의 2파전으로 좁혀지는 모양새다.

컵스와 텍사스는 류현진 포스팅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관심 갖고 움직인 팀들이다. 류현진 관련 현지 기사가 가장 많이 났던 곳도 시카고와 텍사스였다. 선발진이 거의 붕괴된 컵스는 류현진을 가장 절실히 필요로 하는 팀이다. 최희섭을 비롯해 역대 최다 11명의 한국인 선수가 거쳐간 '친한파' 구단이기도 하다. 하지만 텍사스도 강력한 4~5선발을 보강, 올 시즌 후반기 부진을 만회하고 내년 시즌 창단 첫 월드시리즈를 제패하려는 의욕이 강하다. 류현진도 강팀에서 뛰기를 원한다.
두 팀의 단장 모두 포스팅으로 아시아 선수를 데려온 경험이 있다. 2002년 11월 보스턴에서 만 29세로 역대 최연소 단장에 오른 테오 엡스타인 컵스 단장은 보스턴 시절인 2006년 일본인 투수 마쓰자카 다이스케를 포스팅을 통해 총액 1억 달러가 넘는 거액으로 데려오는데 성공한 바 있다. 2011년 10월부터 컵스로 자리를 옮겼고, 이제는 가시적인 성과내야 할 시기가 왔다. 류현진이 꼭 필요한 이유다.
이에 맞서는 존 다니엘스 텍사스 단장도 2005년 10월 만 28세의 나이로 텍사스 단장에 올랐다. 엡스타인이 갖고 있던 역대 최연소 단장 기록을 10개월 앞당겼다. 공격적인 투자로 2010~2011년 텍사스를 2년 연속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으로 만들며 성공했다. 그러나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준우승으로 들러리에 머무르더니 올해 후반기 추락으로 전력 강화에 고심하고 있다. 더 강한 전력을 원한다.
현지에서도 어느 팀이 입찰했는지를 두고 많은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텍사스 지역의 '댈러스모닝뉴스' 에반 그랜트 기자가 "컵스일 확률이 높다"고 추측한 반면 'ESPN' 존 헤이먼 기자는 "컵스에서는 2573만 달러를 입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컵스와 텍사스가 아닌 제3의 구단도 배제할 수 없다. 가장 유력한 구단이 바로 LA 다저스다.
박찬호 최희섭 서재응으로 아시아 선수 마케팅 효과를 본 다저스는 물밑에서 류현진에게 관심을 가져왔다. 네드 콜레티 단장이 최근 "FA 시장에서 2~3선발을 맡아줄 투수를 찾고 있다"며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와 조합을 이룰 만한 투수를 찾고 있었다. 'ESPN' 버스터 올니 기자도 '여러 팀에서 다저스가 포스팅에서 승리한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입찰액을 넘겨받은 한화 구단은 곧장 이를 수용, 다시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알렸다. KBO는 이를 또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 수용 사실을 통보한 뒤 최고 입찰액을 써낸 구단이 어느 팀인지 넘겨받게 된다. 주말이 지나 오는 12~13일쯤 밝혀질 예정. 하지만 미국 현지에서 먼저 소식이 전해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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