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욕의 극치다. 안방에서 열리는 아시아시리즈에 정작 주인이 없는 결승전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롯데 자이언츠가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완패하며 아시아시리즈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는 데 실패했다.
롯데는 1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2012 마구 매니저 아시아시리즈 요미우리전에서 시종일관 결정타 없이 무기력한 경기력을 보여주며 0-5로 완패했다. 전날(9일) 대만 라미고 몽키스에 0-3으로 패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한 한국시리즈 챔피언 삼성 라이온즈와 함께 한국은 두 팀을 참가시키고도 단 한 팀도 결승에 올려놓지 못하는 쓸쓸한 아시아시리즈를 치르게 되었다.
1회초부터 롯데는 선실점하며 불안한 스타트를 끊었다. 선발 고원준이 첫 타자 조노 히사요시와 마쓰모토 데쓰야를 범퇴하며 2아웃을 쌓았으나 사카모토 하야토에게 중전 안타, 아베 신노스케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1,2루 위기를 맞았다. 뒤를 이은 5번 타자 무라타 슈이치는 고원준의 2구 째를 공략해 선제 1타점 중전 안타로 연결했다.

선취점을 빼앗긴 롯데는 1회말 조성환의 우전 안타, 홍성흔의 볼넷 등으로 2사 1,2루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5번 타자 강민호가 부상으로 인해 대타 용덕한으로 교체되었고 용덕한이 포수 파울 플라이로 물러나며 동점에 실패했다.
2회말 롯데는 박종윤의 우익수 방면 2루타와 문규현의 볼넷에 이은 황성용의 1루 땅볼 때 선행주자들이 한 베이스 씩 진루하며 2사 2,3루 기회를 잡았다. 안타 하나면 역전도 가능한 순간. 그러나 전준우가 높은 직구에 헛스윙 삼진당하며 무득점을 이어갔다.
3회초 요미우리는 사카모토와 아베의 연속 안타에 이은 무라타의 몸에 맞는 볼로 무사 만루 기회를 맞았다. 후속타자 야노 겐지의 타구는 유격수 문규현의 호수비에 힘입어 병살타가 되었으나 그 사이 사카모토가 홈을 밟으며 롯데가 0-2로 끌려가는 점수가 되었다. 3회말 롯데는 조성환의 볼넷과 홍성흔의 우전 안타로 1사 1,2루 기회를 잡았으나 용덕한의 유격수 앞 병살타로 만회점에 실패했다.

요미우리는 4회초에서도 사네마쓰 가즈나리의 중견수 방면 2루타와 조노의 우전 안타에 이은 마쓰모토의 2루수 역병살 때 사네마쓰가 홈을 밟으며 3-0을 만들었다. 6회초에는 야노의 좌익수 방면 안타에 이은 대주자 스즈키 다카노리의 2루 도루, 포수 용덕한의 패스트볼로 무사 3루 위기에 놓인 롯데다. 가메이 요시유키의 볼넷과 대주자 오타 다이시의 2루 도루로 무사 2,3루가 된 뒤 마운드의 이승호는 연속 2삼진을 잡아냈다.
그러나 조노의 1루 땅볼성 타구가 1루수 박종윤의 실책으로 진루타가 되며 그 사이 스즈키가 득점했다. 요미우리가 4-0을 만들며 추격권에서 벗어난 동시에 사실상 승패가 결정된 순간이다. 중책을 안고 나섰던 롯데 선발 고원준은 4이닝 7피안타 3사사구(1사구) 3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되며 팀을 아시아시리즈 결승으로 이끌지 못했다.
요미우리 선발 사와무라 히로카즈는 6개의 사사구를 내주며 제구 면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으나 결정타를 피하는 피칭으로 7이닝 4피안타(탈삼진 6개)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되었다. 롯데의 2번 타자 2루수로 출장한 ‘정신적 지주’ 조성환은 3타수 2안타로 분전했으나 기울어지는 경기 분위기를 끌어올리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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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