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호(27, 울산 현대)가 두 마리의 토끼를 한 번에 잡았다. 세 번째 토끼를 잡는 것도 유력하다.
이근호는 10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서 열린 울산 현대와 알 아흘리(사우디아라비아)의 '201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선발로 출전했다. 이근호는 측면 미드필드로서 좌우를 가리지 않고 알 아흘리의 수비진을 휘저었다. 울산은 이근호를 중심으로 좋은 공격을 펼쳤다. 이근호는 도움 1개를 기록하며 울산의 3-0 승리로 이끌었다.
경기 전날 "특별한 경기다. 이번 한 경기를 통해서 내 선수 경력에 큰 영향이 있을 것이다"며 승리에 욕심을 불태웠던 이근호는 평소와 다름없이 폭 넓은 움직임을 선보였다. 이근호는 반대쪽 측면 미드필더 김승용과 끊임없이 자리를 바꿔가며 울산의 공격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맹활약으로 울산에 우승을 안긴 이근호는 울산 구단의 역사에 이름을 남기게 됐다. 울산은 알 아흘리전 승리로 구단 창단 이후 처음으로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이날 우승은 이근호가 프로 무대에 데뷔한 후 처음으로 들어 올린 우승컵이다. 2005년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데뷔한 이근호는 지난 8년 동안 우승과 거리가 멀었다.
소속팀의 우승과 프로 데뷔 후 첫 우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이근호는 세 번재 토끼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이근호는 최근 국가대표팀과 챔피언스리그에서의 활약을 인정 받아 지난 7일 AFC로부터 '2012 올해의 선수' 후보에 올라 있다. 현재 AFC 기술연구그룹(TSG)의 배점에서 상위 배점을 받은 이근호는 울산의 우승으로 인해 공로를 인정 받아 올해의 선수상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근호가 올해의 선수상을 받게 된다면 1991년 김주성(대한축구협회 사무총장)의 수상 이후 21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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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백승철 기자 /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