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아흘리(사우디아라비아)가 꼼수를 부렸지만 우승에 실패했다.
카렐 야롤림 감독이 지휘하는 알 아흘리는 10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서 열린 울산 현대와 '201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0-3로 패배했다. 곽태휘에게 선제골을 내준 이후 또 다시 하피냐와 김승용에게 추가골을 내준 알 아흘리는 울산이 홈 팬들의 우레와 같은 환호성을 받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당초 알 아흘리는 경기 전날 가진 공식 기자회견서 주전 오른쪽 풀백 카밀 오마르 오 팔라타의 결장을 예고했다. 부상으로 인해 출전할 수 없다는 것이 알 아흘리의 입장이었다. 야롤림 감독은 물론 사우디아라비아의 언론도 "카밀(팔라타)은 부상으로 나올 수가 없다"며 팔라타의 부상을 재확인시켜줬다.

하지만 경기 한 시간 전 나온 출전 선수 명단에는 팔라타의 이름이 올라 있었다. 벤치도 아닌 선발 출전이었다. 대신 다른 선수가 빠졌다. 팔라타와 이름이 같은 카밀 알 무사였다. 무사는 사우디아라비아 국가대표팀과 알 아흘리의 주축으로 수준급의 실력을 갖춘 선수였다. 무사의 부상을 감추고 울산에 혼란을 주기 위해 꼼수를 사용한 셈이다.
그러나 꼼수는 단순한 꼼수에 그쳤다. 상대 선수의 변동에 크게 개의치 않겠다던 울산은 이를 경기서 입증했다. 울산은 상대 좌우 풀백의 오버래핑을 사전에 차단하는데 주력했고, 그들의 공격 가담을 틈 타 측면을 붕괴시켰다. 울산의 '평소처럼'은 알 아흘리를 완벽하게 무너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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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