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용(27, 울산)의 발끝은 한 치의 빗나감도 없이 예리하고 날카로웠다. 철퇴축구의 또 하나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한 김승용이 전매특허인 정교한 킥으로 울산의 우승을 이끌었다.
김승용은 전반 13분 프리킥 찬스에서 정교한 킥으로 문전 앞 곽태휘의 머리에 공을 정확히 배달했다. 알 아흘리의 수비수를 제치고 뛰어오른 곽태휘는 김승용의 킥을 머리로 받아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고, 이 골은 울산의 선제골이자 우승을 확정짓는 결승골이 됐다.
김승용의 맹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후반 30분 이근호의 패스를 받아 벼락같은 슈팅으로 알 아흘리의 골망을 가르며 2-0 상황에서 상대 추격의 의지를 꺾는 쐐기골을 터뜨린 것.

이로써 김승용은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10일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열린 201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울산이 알 아흘리를 3-0으로 물리치고 감격적인 우승을 거두게끔 하는 '특급 배달부'의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명품 키커'라는 별명처럼 날카롭고 정교한 킥이 일품인 김승용은 ACL에서 그야말로 날개를 단 활약을 보이고 있다. 올 시즌 K리그서는 3골 6도움으로 목표했던 두 자릿수 도움에는 부족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하지만 ACL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김승용은 알 힐랄과 치른 8강전 2차전에서 도움 2개를 기록하더니, 부뇨드코르와 치른 4강 1차전에서도 도움 2개로 2경기 연속 2도움을 올리는 등 총 6개의 도움을 기록하고 있었다. 여기에 결승전에서도 선제골 어시스트에 추가 쐐기골까지 터뜨리며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요즘 킥 감이 너무 좋다. 프리킥과 코너킥을 찰 때 매우 자신있게 찰 수 있게 됐다"며 자신감 넘치는 마음으로 ACL 결승을 맞이한 김승용은 이날 울산의 우승으로 클럽 월드컵 무대까지 정조준하게 됐다. "팀의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던 자신의 다짐을 현실로 만든 김승용의 명품 프리킥이 앞으로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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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