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철퇴, 침대에 누울 시간도 주지 않았다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2.11.10 21: 24

울산의 철퇴는 역시 강했다. 중동 침대축구에 아예 침대에 누울 시간조차 주지 않으며 우승을 거머쥐었다.
김호곤 감독이 이끄는 울산 현대는 10일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열린 201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한 김승용의 맹활약에 힘입어 알 아흘리를 3-0로 물리치고 감격적인 우승을 거뒀다.
ACL 결승전을 앞두고 중동 축구 특유의 '침대축구' 경계령이 내려졌지만 울산은 흔들리지 않았다. 초반부터 전개된 울산의 템포 빠른 공격에 침대축구는커녕 알 아흘리는 침대에 제대로 누워볼 시간도 얻지 못했다.

울산의 자랑 철퇴축구가 빛을 발했다. K리그의 대표적인 '빅 앤 스몰' 김신욱(24)과 이근호(27)의 공격은 묵직하고 거셌다. "우리는 칼보다 철퇴가 어울린다"던 김신욱의 말처럼, 알 아흘리를 완전봉쇄하고 묵직한 한 방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철퇴축구는 울산을 아시아의 정상으로 끌어올렸다.
자신들이 앞선 상황에서 작은 몸싸움에도 고의적으로 넘어져 시간을 지연시키는 침대축구는 한국에 있어 지긋지긋한 악몽이었다. A매치는 물론 클럽간 경기서도 고질병처럼 침대축구를 일삼는 중동은 골치아픈 상대였다. 하지만 전반 13분 터진 곽태휘의 선제골은 알 아흘리의 침대축구가 아예 자리를 깔지 못하도록 예방접종을 톡톡히 놨다.
울산의 선제골에 당황한 알 아흘리는 우왕좌왕했다. 전반 30분 강민수에게 돌진한 알 아흘리의 알 호시니가 어깨 경합 상황에서 넘어져 구르며 프리킥을 유도하고 왼쪽 측면에서의 경합 상황에서도 비슷한 상황을 연출했지만 울산은 동요하지 않았다.
전력 누수에 겹쳐 침대축구까지 틀어막힌 알 아흘리는 울산을 상대로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전반 중후반 울산이 수비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골을 만들어내지 못하며 패배를 자초했다.
결국 전반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터뜨림으로써 알 아흘리의 침대축구를 완벽히 예방한 셈이 됐다. "경험이 있더라도 출발이 중요하다. 선제골을 먼저 넣는 팀이 사기가 살아날 것"이라던 김 감독의 말이 그대로 들어맞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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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백승철 기자 /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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