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곤(61) 울산 현대 감독은 인생 최대의 도전에서 뜻깊은 결실을 맺었다.
김호곤 감독이 이끄는 울산 현대는 10일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열린 201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한 김승용의 맹활약에 힘입어 알 아흘리를 3-0로 물리치고 감격적인 우승을 거뒀다.
김 감독은 K리그 최고령 감독으로 선수 생활을 포함하면 무려 44년 동안 축구계에 몸을 담아왔다. 최고령 감독으로서 많은 업적을 일궜고, 지도자 인생에 대한 평가도 높았다. 홍명보호가 2012 런던 올림픽 4강을 달성할 때까지 깨지지 않았던 아테네 올림픽 사상 첫 8강 진출의 주인공도 김 감독이었다.

40년 이상 축구계에 몸담아온 만큼 지금을 김 감독의 황혼기로 보는 시각도 많다. 하지만 김 감독은 그 어느 때보다 열정적으로 자신의 인생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을 향해 가열차게 달려왔다.
김 감독은 알 아흘리와 치르는 ACL 결승전을 앞두고 "지도자 생활을 시작 이후 가장 큰 대회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우승에 대한 강한 열망을 보였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보다 지금이 더 떨린다"며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을 정도다.
그만큼 김 감독에게 있어 이번 대회는 각별하다. 부산(2000년~2002년)과 울산(2009년~2012년)에서 매번 호성적을 거뒀지만 두드러진 성과는 없었다. 지난 2011년 리그컵에서만 우승을 거뒀을 뿐이다.
그러나 이번 ACL 우승으로 김 감독은 그동안 애태웠던 메이저 대회 우승에 대한 갈망을 시원하게 풀어버리게 됐다. 내용도 알차다. 9연승을 달리며 우승으로 방점을 찍었다. 울산에 사상 첫 ACL 우승이라는 감격적인 결실도 안겼다.
인생 최대의 도전이었던 ACL 우승을 현실로 만든 김 감독은 또 한 번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하나의 도전을 마무리한 김 감독은 이제 클럽월드컵이라는 더 큰 목표를 정조준하기 시작했다.
costball@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