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턴건' 김동현(31)이 부상을 훌훌털고 다시 비상할 기회를 잡았다. 후배들의 빈자리도 홀로 이겨내며 한국 파이터의 자존심을 세웠다.
김동현은 11일 새벽 중국 마카오 코타이아레나에서 끝난 종합격투기 대회 UFC on Fuel TV 6(UFC in Macau) 웰터급 메인매치에서 파울로 티아고(31, 브라질)를 상대로 3라운드 내내 강력한 압박을 펼치며 판정승을 챙겼다.
이로써 UFC 10번째 경기를 승리로 장식한 김동현은 UFC 통산 전적 7승2패 1무효경기를 기록했다.

지난 2008년 5월 한국인 최초로 UFC에 입성한 김동현은 5연승을 질주하며 각광을 받았다. 그러나 이번 경기는 그에게 굉장히 중요했다. 최근 3경기서 1승 2패로 부진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 지난 7월에 열린 데미안 마이아(브라질)와의 대결에서 경기 도중 갈비뼈 부상으로 1라운드 TKO패, 슬럼프에 빠질 위기에 몰렸다.
따라서 김동현으로서는 이번 경기서 패해 연패에 빠졌다면 UFC 무대서 퇴출될 위기에 몰린 수 있었다.
티아고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상대였다. 중소단체에서 10연승을 거두며 UFC에 입성한 티아고는 조쉬 코스첵을 꺾고 스타로 떠오른 티아고를 상대로 김동현은 물러설 수 없는 한판이었다.
부담도 컸다. 함께 출전하기로 했던 강경호(25)와 임현규(27)이 차례로 쓰러졌다. 강경호는 지난달 말 계체량을 앞둔 상황에서 훈련을 펼치다 발가락 골절 부상을 당하며 마카오에 함께 가지 못했다. 이어 임현규는 마카오 현지서 체중 감량 중 의식을 잃고 쓰러져 UFC가 경기 출전을 불가했다.
소속팀이 다른 관계로 경쟁 상대이기는 하지만 한국 선수들끼리 의지해야 할 상황서 김동현은 홀로 경기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뚜껑을 열자 김동현은 폭발했다. 경기 시작하자마자 테이크다운에 성공한 김동현은 힘겨루기서 승리하며 티아고를 몰아쳤다. 1라운드 막판에는 서브미션 직전까지 가는 등 적극적으로 상대와 맞섰다.
일약 스타로 떠오른 티아고였지만 김동현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결국 외로운 김동현은 자신의 실력으로 다시 반전의 기회를 잡게 됐다. 부상 공백을 훌훌 털고 완벽한 재기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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