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팅 입찰 확정으로 메이저리그행 7부 능선은 넘었다. 곧 연봉협상 테이블이 마련된다. 문제는 계약기간이다.
LA 다저스가 류현진 포스팅 입찰구단으로 밝혀졌다. 이로써 류현진과 류현진의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는 앞으로 30일 동안 다저스 구단과 연봉협상에 임한다. 류현진은 이르면 오는 12일 미국 캘리포니아 LA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예정이다.
류현진에게 파격적인 포스팅 금액을 제시한 것에서 보이듯 최근 다저스는 공격적인 투자를 멈추지 않고 있다. 현재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TV 중계권 협상에 임하는 중인데 그만큼 마음껏 돈다발을 뿌리는 중이다. 당장 2013시즌 확정된 선수단 연봉만 봐도 총액 1억8130만 달러로 1억3100만 달러의 양키스를 능가한다.

이런 점에서 류현진이 다저스와 거액의 연봉계약을 체결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저스 네드 콜레티 단장은 류현진을 상위 선발로테이션 투수, 즉 2, 3선발급 투수로 여기고 있다. 이미 선발진이 가득 찬 상황이지만 류현진과 연봉 계약이 마무리되면 기존 선발투수 몇 명을 트레이드하려고 한다.
즉 류현진은 다저스와 천만 달러 규모의 연봉 계약을 맺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다르빗슈가 포스팅 비용 약 5100만 달러, 연봉 총액 6년 6000만 달러, 6년 전 마쓰자카도 포스팅 비용 약 5100만 달러, 연봉 총액 6년 5200만 달러의 계약을 체결했다. 류현진과 비슷한 포스팅 금액을 기록한 이가와의 연봉 총액도 5년 2000만 달러였다.
류현진 포스팅 비용이 마쓰자카나 다르빗슈의 규모에는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류현진도 이들과 마찬가지로 선발진을 이끌어갈 투수로 평가받았다. 때문에 연간 1000만 달러의 연봉계약도 가능하다. 시카고 트리뷴의 필 로저스 기자는 류현진이 4년 4000만 달러 수준의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전망했다.
화두는 계약기간이다. 다저스 구단은 상당 규모의 포스팅 금액을 류현진에게 들인 만큼 류현진과의 계약기간을 최대한 길게 잡기를 원할 것이다. 반대로 보라스는 자신의 고객이 빠른 시일 내에 두 번째 연봉 협상 테이블에 앉도록 계약 기간을 짧게 하려 한다. 다르빗슈, 마쓰자카, 이가와 모두 계약기간이 5년을 넘었지만 로저스 기자는 류현진의 에이전트가 보라스인 것을 강조, “구단은 6년을 원하겠지만 보라스는 4년 계약을 추진할 것이다”고 했다.
물론 류현진 본인의 의사도 중요하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진출에 앞서 누누이 “연봉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꿈의 무대인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것 자체에 의의를 뒀다. 하지만 이제 꿈이 현실로 다가왔다. 류현진이 빠르게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적응, 다저스가 기대한 활약을 펼친다면 류현진 입장에서도 단기계약이 좋다. 실제로 이번 스토브리그서 선발투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그러나 빅리그 적응에 시간이 걸린다면 길게 숨을 돌릴 수 있는 장기계약이 유리하다.
항간에선 보라스가 류현진의 계약기간을 2년으로 잡으려 한다는 말도 나오는 상황. 보라스는 류현진에 대해 “메이저리그 3선발급 투수다. 일본에서 뛰었으면 포스팅 비용이 훨씬 커졌을 것이다”며 “이번에 다저스 구단이 연봉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면, 내년에는 더 많은 포스팅 비용을 들여야 한다”고 자신있게 말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다저스 구단과 류현진·보라스의 계약기간을 건 줄다리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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