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뿐만 아니라 모든 울산 선수들이 함께 축제같은 분위기 속에서 경기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울산 문수경기장을 가득 채운 4만 2153명의 관중이 내지르는 응원의 함성은 시린 초겨울밤을 뜨겁게 달궜다. 뜨거운 함성에 보답하듯 울산 현대는 10일 열린 201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한 김승용의 맹활약에 힘입어 알 아흘리를 3-0으로 물리치고 감격적인 우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울산은 사상 첫 ACL 우승을 차지하며 오는 12월 일본에서 열리는 클럽 월드컵 참가 자격을 얻었다. 뿐만 아니라 2001년 이후 단 한 번도 경신된 적이 없었던 역대 최다 관중 기록을 갈아치우는 겹경사를 맞았다.

4만 4102석의 울산 문수경기장은 지난 2001년 A대표팀이 멕시코와 치른 컨페더레이션스컵(대륙간컵)에서 4만 1550명의 관중을 기록한 이후 단 한 번도 4만 명의 벽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이날 개장 이래 문수경기장의 역대 최다 관중 기록이 깨졌다.
무려 4만 2153명이 찾은 문수경기장은 오랜만에 그 별명인 '빅 크라운'처럼 빛났다. 간만에 가득 찬 관중석의 모습에 선수들도 신이 났다. 울산 선수들은 이날 선제골을 터뜨리며 경기를 주도적으로 끌고 갔고, 결국 승리를 만들어내며 우승을 거머쥐었다.
대회 MVP로 선정된 이근호 역시 문수경기장을 가득 채운 만원 관중의 모습에 감격한 선수 중 한 명이었다. 이근호는 "지금까지 1년 동안 뛰면서 이런 경기는 처음이었을 정도로 환상적이었다"며 "나뿐만 아니라 모든 울산 선수들이 함께 축제같은 분위기 속에서 경기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특히 "골 넣고 매 상황마다 팬들이 보내주시는 환호성이나 그런 것들로 인해 선수들이 더 힘을 얻었다고 생각한다"며 "경기에 집중하고 있었지만 파도타기 세리머니는 선수들이 한눈을 팔게 할 정도로 멋있었다"고 엄지를 들어올렸다.
선수들의 입에서 '환상적'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멋진 응원과 열기를 보여준 4만 2153명의 관중들은 울산의 감격스러운 사상 첫 ACL 우승을 함께 만들어낸 또다른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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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