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그가 일본에서 던졌다면 더 많은 포스팅 비용이 들었을 것이다".
'괴물' 류현진(25)의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60)가 본격적인 흥정을 시작했다. LA 다저스가 류현진에게 최고 입찰액 2573만7737달러33센트를 써내며 독점 협상권을 따낸 가운데 보라스가 LA 지역 언론 'LA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류현진의 몸값 올리기에 들어간 것이다. 최소 3선발급이라는 홍보와 함께 이번이 아니면 후회하게 될 것이라는 일종의 압박이었다.
11일(한국시간) LA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보라스는 "류현진은 지금 즉시 메이저리그에서 통할 수 있는 준비돼 있는 선수다. 그는 성장 프로젝트가 아니다"고 강조한 뒤 "우리는 류현진의 커리어를 통해 전략적인 계획을 짜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 보라스는 지난해부터 류현진과 계약을 맺으며 오래 전부터 이번 기회를 기다려왔다.

보라스는 "지금 당장 데려가는 것과 완전한 FA가 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좋은 경제적인 판단인가"라고 되물으며 전략을 살짝 드러냈다. 다저스가 합당한 몸값 매기지 않을 경우 협상 테이블을 접고 내년이나 2년 후 FA를 노리겠다는 압박이었다. "만약 이번에 계약하지 않는다면 내년 포스팅 금액은 더욱 크게 치솟을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아울러 "류현진은 최소 빅리그 3선발급이다. 만약 그가 일본에서 던졌다면 더 많은 포스팅 금액을 받았을 것"이라며 "그는 뛰어난 패스트볼 커맨드와 수준 높은 체인지업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LA 지역 언론에 이 같은 보라스의 의중이 전해진 만큼 다저스에서도 압박을 받지 않을 수 없게 됐다. 포스팅 금액에 걸맞은 연봉 총액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여기에 보라스는 류현진과 비교할 만한 투수로 존 레스터(보스턴)와 마크 벌리(마이애미)를 꼽았다. 이들이류현진 연봉 계약의 기준선이 될 수 있다. 올해를 기준으로 할 때 연봉은 레스터가 762만5000달러, 벌리가 600만 달러. 류현진의 연봉도 최소 600만 달러에서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
보라스는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초거물급 에이전트로 유명하다. 선수들에게는 축복이지만, 구단들에는 악마와 같은 존재로 통한다. 2007년 12월 알렉스 로드리게스와 뉴욕 양키스의 10년간 총액 2억7500만 달러라는 미국 프로스포츠 사상 최대의 계약을 터뜨린 데 이어 올 1월에는 프린스 필더와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의 9년간 총액 2억1400만 달러를 초대형 계약을 성사시켰다. 1억 달러 이상 대형 계약을 체결한 보라스 선수만 8명에 달한다.
지난 2001년 12월 박찬호가 텍사스와 계약하며 터뜨린 5년간 6500만 달러 대형 계약도 다름 아닌 보라스의 작품이었다. 보라스는 2006년 12월에는 일본인 투수 마쓰자카 다이스케와 보스턴의 포스팅 작품도 성공시켰는데 입찰액이 5111만1111달러, 연봉 계약이 6년간 5200만 달러로 포스팅 사상 첫 총액 1억 달러가 넘는 대형 계약으로 남다른 협상 수완을 발휘했다.
자연스럽게 류현진의 연봉 계약에도 기대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류현진은 "많이 받으면 좋겠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겠다"며 메이저리그 진출 자체에 의미를 뒀다. 하지만 슈퍼 에이전트 보라스는 협상 테이블에 앉기 전부터 다저스 구단을 압박하는 특유의 수완으로 연봉 협상에서 기선제압에 나서고 있다. 포스팅 대박에 이어 연봉 대박까지 한 번 기대해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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